파월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며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효과적인 대통령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임 첫날 취임식 참석자 규모에서부터 시작해 내내 거짓말로 일관해왔다”며 “이는 우리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그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하는 말을 듣고 난 뒤 이 사람을 위해 투표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대통령은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대신에 파월 전 장관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사회적 및 정치적 현안에 있어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매우 가깝다”면서 “나는 그와 35~40년 동안 협력해 왔다. 그는 지금 (대선) 후보이며,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이후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정권에서는 합참의장을, 아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국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공화당 정부에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개 지지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선이 불과 몇 달 남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는 양상이다. 공화당을 주도하는 원로 인사격인 인물들이 소속당 대선후보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은 물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 작고한 전쟁영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