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원·영훈국제중 일반중 전환 "서열화 안 돼"…학교 측 “소송 낼 것”

입력 2020-06-10 14:54 수정 2020-06-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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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 공공성 가치 훼손”…청심ㆍ부산국제중도 올해 재지정 평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서울시교육청)

서울의 유명 사립중학교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내년부터 일반중학교로 전환된다. 교육당국이 학교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ㆍ외국어고ㆍ국제고를 폐지하기로 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열어 특성화중학교 3곳의 운영 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특성화중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국제중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 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로 인식돼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이들 2개 국제중학교와 서울체육중 등 3개 특성화중을 두고 지정·운영성과 평가 심의를 했다. 이 가운데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은 특성화중 지정에서 탈락했고 서울체육중만 재지정됐다.

향후 서울시교육청은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제중에 앞서 자사고에 대해 교육부가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들 국제중도 지정 취소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교육부가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특성화중학교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이들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지정 취소 결정이 나면 이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낼 전망이다.

영훈국제중 성기윤 교감은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을 없애기로 결론을 내놓고 평가를 한 것”이라며 “이번 평가가 부당하다는 점을 소송 등을 통해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원국제중 정선혜 교감도 “교육청이 터무니없는 기준을 가지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청문 과정에서 입장을 최대한 소명해보고 만약 교육부가 취소 동의를 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제중은 해외에 오랫동안 머물다 귀국한 학생들이 국내 학교에 적응하기 쉽도록 교육하고 조기 유학 수요를 흡수할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2017년 기준 해외 출신 학생의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교육당국은 5년마다 국제중의 운영 성과를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전국에는 모두 5개 국제중이 있으며 2018년 문을 연 경남의 선인국제중을 제외하고 경기도의 청심국제중과 부산의 부산국제중도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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