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니콜라는 지난주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시가총액이 포드차를 뛰어넘었다. 니콜라의 주가는 4일 나스닥 상장 당시 35달러였고, 시총은 약 130억 달러였다. 그러나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제2의 테슬라’를 기대하면서 니콜라에 열광, 이날 니콜라의 시총은 장중 한때 약 300억 달러(약 36조 원)로, 포드(288억 달러)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205억 달러)을 추월했다. 상장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니콜라와 함께 기술주들의 폭등에 힘입어 이날 나스닥지수는 197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1만 선을 돌파했다.
앞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설립자 겸 회장은 7일 밤 트위터에 “픽업트럭 ‘배저(Badger)’ 예약 주문이 29일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그러자 아직 자동차라고는 한 대도 내놓지 않은 니콜라에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 8일 103% 폭등한 니콜라의 주가는 9일 8.8% 더 뛰었다.
시장은 니콜라의 잠재력만 보고 기업가치가 포드차를 능가할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는 올해 매출 전망이 제로(0)이며, 2023년에야 10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은 특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니콜라는 보쉬와 피아트를 설립한 이탈리아 지오반니 아그넬리 가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아마존닷컴과 UPS 등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상용트럭 공급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 등 기업 고객들로부터 100억 달러어치의 선주문을 받았다. 내년 출시될 단거리 운송용 세미트럭은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지만 수소연료전지로도 구동이 가능케 할 방침이다.
니콜라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수익성 높은 픽업트럭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달 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주문이 시작되는 ‘배저’는 순수 전기 배터리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2가지 모델로 출시한다. 밀턴 니콜라 회장은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포드 F-150’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고작 6년 된 자동차 스타트업이 117년 전통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니콜라에 대한 시장의 광풍은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도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뛰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년 전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도 니콜라 돌풍에 횡재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 11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투자하는 방식으로 니콜라 지분 6.13%를 1억 달러에 취득했다. 현재 한화가 가진 니콜라의 지분 가치는 16억 달러 이상으로, 무려 1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