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전 들고 왔어요"…코로나에도 무대 오른 '모지리들'

입력 2020-06-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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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8월 말까지 프랑스 고전 바탕 6개 작품 무대 올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모지리들'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피에로'의 한 장면. (김소희 기자 ksh@)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모지리들'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피에로'의 한 장면. (김소희 기자 ksh@)
"준비한 공연 두 개가 취소됐어요. 공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시점이 온 거죠. 하지만 계속해서 공연을 올리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연극 '모지리들'의 신진호 연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무대를 올리게 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극장 산울림은 올해 고전극장 주제로 '프랑스 고전과 예술적 상상력'을 택해 관객을 만난다.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힘든데도 27팀이 지원했고, 6팀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표로 선보인 '모지리들'은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작가 기 드 모파상의 작품 5개를 하나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모지리는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머저리'의 전남 방언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지리멸렬한 소시민들의 삶의 단면이 모파상의 '꿈', '달빛', '두 친구', '피에로', '시몽의 아빠'로 한데 엮였다.

신 연출과 공동 연출을 맡고 작품을 각색한 최호영 연출은 모파상의 소설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현시대의 모든 사람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는데,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야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시몽의 아빠'는 미혼모와 편모 가정의 아이가 갖는 슬픔에 대한 이야기이고, '봄'엔 누구나 사랑의 과정을 밟아가는데, 훗날 후회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담겼습니다. '피에로'는 동물 이야기지만, 동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난에 시달려서 원치 않은 선택을 하고,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흘러가는 걸 담아냈습니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극단 키르코스의 최호영 연출. (김소희 기자 ksh@)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극단 키르코스의 최호영 연출. (김소희 기자 ksh@)

이날을 시작으로 21일까지 극단 비밀기지와 키르코스의 '모지리들'이 관객을 만난다. 이어 조르주 상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얄라리얄라의 '돼지떼'(6월 24일~7월 5일), 디오티(DOT)의 환상의 모파상(7월 8~19일),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드 베르주락'을 바탕으로 극단 송곳이 만든 '시라노 콤플렉스'(7월 22일~8월 2일)가 관객을 만난다.

8월 5일부터 16일까진 공연창작소 공간이 알퐁스 도데의 '소년 간첩'을, 8월 19일부터 30일까진 극단 혈우의 샤를 보들레르의 삶과 시를 담은 '보들레르'를 소극장 산울림에서 볼 수 있다.

모두 6편의 작품 가운데 2편이 모파상의 소설을 소재로 한다. 임 예술감독은 "모파상 작품은 스토리텔링이 정확하고, 독자와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며 "연극을 통해 모파상의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울림은 관객 입장 시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체크리스트 작성을 강화해 감염 사태를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고민했다"며 "앞으로 석 달 동안 조마조마한 마음일 텐데, 참여 단체에도 협조를 구했다. 이들 팀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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