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에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사태 장기화는 결국 매출 급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주요기업의 국내매출은 제자리였던 반면, 해외매출이 증가해 전체 매출액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요기업 매출의 53.6%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총 매출액은 1108조7000억 원에서 1178조1000억 원으로 69조4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해외매출은 69조7000억 원 증가했으나 국내매출은 오히려 3000억 원이 감소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출 비중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9개사의 해외매출 규모는 710조8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1325조8000억 원의 53.6%를 차지했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은 총 매출 723조3조원 중 해외매출이 443조2000억 원으로 해외비중은 61.3%였으며, 상위 5대 기업은 총 매출 520조5000억 원 중 해외매출 367조3000억 원으로 해외비중이 70.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해외매출 비중이 79.3%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42.3%), 미주(30.7%), 유럽(18.8%) 순이었다.
이러한 해외 매출 비중 증가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우리 기업들에 독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해외 비중이 높은 매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지난해 연평균 94.7을 기록했던 수출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올해 1분기 평균 84.7로 떨어졌고 4월, 5월의 평균은 69.9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별 수출액도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연간 매출액 감소를 넘어 생산·유통 관련 현지 네트워크 등 우리 기업의 수출기반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 실장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효과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