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생산·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의 지배권 포기라는 악재까지 겹쳐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재차 밝혔다.
쌍용차의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친 지난 4월 초 23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400억 원으로 축소키로 하면서 “쌍용차 경영진이 새 투자자를 모색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2개월 만이다.
이번 발언은 마힌드라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지출 효용성을 높이는 등 광범위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모든 손실 유발 사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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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아있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분율을 축소하며 대주주에서 벗어나거나, 지분 전체를 모조리 넘기는 상황 둘 중 하나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그 어떤 때보다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연속 적자에 공장까지 멈춰서는 상황에 이른 쌍용차에 선뜻 투자를 할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감행하면서도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는 꾸준히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 입장에서는 쌍용차를 인수할 명분을 찾아내기도 어렵다.
게다가 쌍용차가 ‘마힌드라 지분율 51% 초과 유지’를 조건으로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2068억 원)도 새 투자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마힌드라가 발을 빼면 이들 은행도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이렇게 되면 새 투자자가 수천억원 규모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들로 마힌드라의 투자자 모색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도 쌍용차가 배제됐다. 당초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000억 원 지원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부는 지원대상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보다 훨씬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또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규모는 900억 원에 달한다. 향후 정부가 또 다른 형태의 지원책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