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에 K-농업 심는다④] 4차 산업혁명 시대, 농가 경쟁력 해법 ‘스마트팜’

입력 2020-06-15 05:00 수정 2020-06-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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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무더위를 식혀주고 갈증을 해소해주는 여름철 대표 과일이다. 하지만 수박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서 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 많다. 수박의 단위면적(1000㎡)당 노동 투하시간은 103시간으로 벼 12시간에 비해 8.6배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국내 수박 재배면적은 2009년 2만707헥타르(㏊)에서 2018년 1만1814㏊로, 생산량은 84만6921톤(t)에서 47만6634t으로 10년 사이 절반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앞으로 스마트팜이 도입되면 이런 어려움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대부분 작업을 서서 할 수 있는 수직 재배형 양액재배기술을 도입하고 최적의 온실 관리를 위해 온도·양분·수분 등을 정밀 제어할 수 있는 재배환경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개방화, 고령화 등 농업의 구조적 문제가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농업의 성장·소득·수출이 정체되는 등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이에 농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은 유능한 청년 유입, 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팜에서 커가는 혁신 농업의 미래’를 비전으로 2022년까지 스마트팜 7000㏊, 축사 5750호 보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4500㏊, 축사 1300호가 보급돼 있다.

스마트팜이 정부 공식 용어로 사용된 것은 2014년부터지만 그 전부터 생산시설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R&D) 등이 지속돼 시설원예 환경제어, 지능형 축사관리 등에 적용됐다. 정부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7년까지 국비 3300억 원과 민자 534억 원의 투자로 지속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기존 농업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고 규모화·집적화를 통한 대량·안정적 공급체계를 토대로 국내외 시장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시설원예 분야의 경우 환풍기, 천창, 측창, 차광커튼, 보온커튼, 광량, 이산화탄소(CO2) 발생기, 강우 및 양액재배시설 등 ICT 기반구축 시설·장비 등 제어장비 설치를 지원해 준다.

축산 분야는 개별 예비사업자들의 축사 여건을 진단하고 ICT 장비 유형을 추천하는 한편 시공업체 정보 제공, 계약·행정절차 및 장비 사용법 등을 교육해준다. 자동 환경제어기(온·습도, 악취 등), 개체 정보(질병 등) 관리, 자동급이기, 착유기, CCTV 등 ICT 기술을 사용한 축사관리 장비를 지원하고 관리·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지원한다. 재배가 어려운 노지채소작물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모델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총사업비 497억 원을 투입해 충북(괴산) 콩과 경북(안동) 사과를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과 현장실증이 가능한 장비를 집중 지원, 노지재배의 스마트화 추진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산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수급예측, 관측기술, 생산-소비효율성·유통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스마트팜 도입으로 경남 진주의 파프리카 농장은 인건비를 1억7000만 원 절감했고 온실관리비도 300만 원 줄였다. 경기 일산의 화훼농장은 출하 시기를 1주일 단축하고 기존 생산 대비 87%가 증가했다. 전북 장수의 양돈농가는 모돈 생산성이 1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식품부는 수출전문 스마트팜을 위한 온실 신축사업도 지원한다. 시설원예 분야 스마트팜 확산 및 신선채소 수출 확대를 위한 고부가가치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공급기반 구축을 위해서다.

채소·화훼류를 생산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을 수출하는 농업인·농업법인·생산자단체 등을 대상으로 ICT 융복합 기술 연계시설 등을 포함한 온실 신개축을 지원한다. 또 재배품목·지역별 최적의 스마트팜 건축 및 ICT 기기의 적정 운영·관리를 위한 컨설팅도 해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IC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은 생산량 증가, 품질 제고, 노동력 절감 등을 이끌어 수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마트팜 확산과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팜 관련 회사는 현재 300여 곳이 스마트팜코리아에 등록돼 있는데 벌써 2~3개 회사가 매출 100억 원을 넘겼다.

농식품부는 세계 ICT 기술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 실증단지 운영 등을 통해 제품의 현장 실증을 지원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선진국인 네덜란드, 스페인 등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네덜란드와 비교해 70% 수준이지만 기술력 대비 경제적인 가격 등 우리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 최근 카자흐스탄에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에 성공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농업을 할 수 있는 세상은 아직이지만, 전국 곳곳의 스마트팜에서 빅데이터가 쌓이고 기존 농업의 전문성이 더해진다면 세계 최고의 스마트팜 기술을 가진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 최고의 스마트팜 강국으로 우뚝 솟을 날이 머지않았다.(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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