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조만간 하와이 담판...코로나·홍콩 갈등 해법 찾나

입력 2020-06-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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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으르렁대던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하와이에서 중국 고위급 협상단과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번 주 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이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들이 코로나19 대응부터 홍콩보안법까지 다양한 의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고위급이 직접 대면하는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만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월과 3월 한 차례씩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고위급 회담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였다.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루면서 해빙기를 맞았던 양국 갈등은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홍콩보안법까지 겹치면서 얼어붙었다. 양측은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폼페이오는 중국이 코로나 발생 초기 정보를 은폐했다고 비판했고,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에 더는 자율성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급기야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을 위협했다.

이에 중국은 폼페이오를 겨냥, 오만하며 위선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트럼프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분노한 미국 시위대를 향해 무력 진압에 나서자 홍콩 시위를 지지하던 미국의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고 비꼬았다.

이를 두고 폼페이오는 “독재 국가 중국의 악의적인 정치 전선”이라고 일갈했다.

거친 설전을 주고받던 양국이 수면 아래에서 만남을 추진하는 데는 관계 악화가 불러올 역풍을 우려해서다. 11월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는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면하기 위해 중국에 화살을 돌렸지만, 가시적인 경제 회복을 끌어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중국을 등질 수는 없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중국이 1차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중국도 미·중 관계 붕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중국 측 회담 상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제츠 정치국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첫 고위급 인사의 대면 협상인 만큼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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