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트럼프 권장’ 말라리아약 긴급 사용승인 철회…“코로나19에 효과 없어”

입력 2020-06-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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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효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알약. AP뉴시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알약.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권장했던 말라리아 약품이 결국 퇴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현지시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말라리아 약품 2종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긴급 사용승인을 철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데니스 힌튼 FDA 수석 과학자는 이날 서신에서 “두 약품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믿는 것은 더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또 이들 약품의 알려진 잠재적인 이득이 잠재적 위험보다 더 크다고 믿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가지 약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 유용하다고 널리 선전, 사재기와 공급 부족 현상을 촉발하기도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지난달 자신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다고 고백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또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병용하면 의학 역사상 가장 큰 ‘게임 체인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FDA의 결정을 몰랐다”며 “그러나 그 약품이 분명히 나에게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FDA는 지난 3월 이들 말라리아 약품에 대해 긴급 사용승인을 내렸다. 이에 미국 정부는 제약업체들이 기증한 수백만 투약분의 약품을 병원 등에 공급했다.

그러나 FDA는 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4월 24일 주의 성명을 발표했다. 두 약물은 화학적으로 비슷하다.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은 이달 초 82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실험 대상자들이 위약과 비교해 감염을 막는 데 별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 약물 사용과 관련된 심각한 안전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 연구 주요 저자는 공중보건 당국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용도로 이 약을 써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FDA는 “두 약물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 효과를 약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얻었다”며 “이들 약물과 렘데시비르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유일하게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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