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이 석달째 증가하며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2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일부 대기업에서 대규모 예금만기가 도래한데다, 결제대금이 일시적으로 예치된 때문이다.
유로화예금도 40억달러를 넘어서며 1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대비 증가폭도 2년7개월만에 최대폭이었다. 최근 글로벌 주가가 회복되면서 해외 장내파생상품(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증거금 예치자금이 증권사를 중심으로 재유입된 여파다.
6월엔 환율이 많이 하락하고 있어 거주자외화예금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이 현금성자산을 쟁여두면서 67억8000만달러나 늘어 2018년 11월(69억4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29억6000만달러 확대된 649억4000만달러로 역시 2018년 3월(655억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개인은 2억2000만달러 감소한 159억8000만달러를 보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은 19억2000만달러 증가한 699억2000만달러로, 이 역시 2018년 3월(700억8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도 6억8000만달러 급증한 41억4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8년 7월(42억8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며, 2017년 10월 6억8000만달러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위안화는 8000만달러 증가한 12억8000만달러를,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는 7000만달러 늘어난 15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반면 엔화는 1000만달러 감소한 39억9000만달러였다.
김자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일부 대기업에서 일시적으로 예금상품 만기도래가 있었고, 수출입 관련 결제대금이 쌓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개인 자금은 좀 빠졌다”며 “유로화는 해외 장내파상상품 관련 증거금으로 나갔던 자금들이 주가가 회복되면서 증권사쪽에 다시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6월에는 원·달러가 많이 하락했다. 기업들의 수출입대금 스케줄 파악이 쉽지 않지만 외화예금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5월말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1218.2원) 대비 20.3원(1.7%) 급등한 1238.5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15억3000만달러 증가한 704억5000만달러로 한은 통계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은지점도 12억1000만달러 늘어난 104억7000만달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