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행기간 연장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주요 수장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미래관계 협상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이 참여했다.
영국과 EU 정상은 화상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의 이행기간이 예정대로 올 12월31일 종료된다”고 공식화했다. 이어 “올해 말 이전에 논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양측은 EU 탈퇴 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 연말까지 이행기간을 설정했다. 영국은 이때까지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잔류하며 그 전에 자유무역협정(FTA) 등 새 미래협정을 맺어야 한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 3월 이후 네 차례 협상을 가졌다. 그러나 새로운 무역기준 적용과 영국 수역에 대한 접근권, 새로운 관계 관리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이행기간은 한 번 연장할 수 있는데, 영국이 연장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논의를 진척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양측이 최소 10월에는 협상을 타결해야 비준을 거쳐 내년에 새 규정 시행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이에 영국과 EU는 오는 29일부터 7월 말까지 5주 동안 매주 추가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협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됐는데 속도를 내기 위해 대면 협상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이행기간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자유무역협정 등을 체결하지 못하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양측의 수출업자들은 안 그래도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불확실성까지 겹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산업연맹은 연말까지 새 협정이 안 나오면 경제 회복의 주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7월 말까지 EU와의 무역협정 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까지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EU도 브렉시트 협상이 가을이나 겨울까지 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을 설정했다. 그러면서 이때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