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뚜렷한 대형변수는 모조리 반영한 가운데 시장에 대한 공포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현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과거 외국인들이 우리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던 지수대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식시장이 현재 펀더멘탈 논리가 통하지 않는 시장구도로 인해 수급이 주가판단의 주된 근거가 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단 연기금과 개인의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고는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들의 대응이 방어적 성격의 저가매수에 머물고 있어 시장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수급의 열쇠는 올해 들어서만 32조원 넘게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시장개방이 본격화된 지난 1998년 이후 외국인 매매를 지수대별로 살펴보면 1100선 이전에는 순매수를 보였는데 이중 700~900선 사이에서 매수규모가 가장 컸다며 지수가 내릴수록 외국인들의 매도규모가 줄어들며 하락압력을 완화시킬 가능성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글로벌 펀드의 주된 고객인 선진국 금융사들이 신용위기 속에 자금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됨에 따라 이러한 일련의 변수가 국내 외국인 동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스트래티지스트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코스피지수 10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도 있겠지만 비이성적 쏠림 현상은 반작용을 수반, 현재의 공포 국면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과거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었고 이후 주식시장은 추세적인 상승을 보였다며 현 시점에서도 자금유입 지속성을 확인한 후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도세가 시작되던 지난 2004년 PER고점을 하회함에 따라 외국인 매도 압력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폭락 쇼크로 월간 최대 하락률에 근접한 만큼 전례를 따른다면 반등 가능성은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역시 미국증시 급락을 가져왔던 기업 실적 악화는 이미 예상했던 변수이며 추가 금리 인하를 비롯한 글로벌 리플레이션 정책으로 유동성 경색은 점차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쏠림현상은 언제나 반작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염두해둬야 한다"며 "G-20 회의와 추가 금리인하 등 글로벌 리플레이션 정책 공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 역시 점차 유동성 경색 완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증시 약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자금 경색이 진정될 경우, 공포로 인한 과잉반응의 해소와 함께 반작용이 수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