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샌들도 신을 수 없고 신발 벗기도 두려운 이들이 있다. 발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이들이다.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땀으로 인해 냄새가 나는 경우 의학적으로는 '다한증'이라 부른다. 특정 부위가 손이냐 발이냐에 따른 '손 다한증' , '발 다한증'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유난히 땀이 많이 나면 무조건 악취가 심하게 나는 것일까? 본래 땀은 대부분 약산성을 띠고 있는 물이며 그 자체로는 냄새나 악취를 풍기지 않는다. 따라서 집중적으로 신체의 한 곳에서 땀이 많이 나고, 악취가 심하게 난다면 전문 치료를 요하는 다한증일 가능성이 크다.
해당 질환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일차성 다한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손과 발, 얼굴, 겨드랑이에 과도한 땀이 나며 신체적 활동보다는 정신적인 자극으로 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손 땀으로 인해 지문인식이 어렵다 ▲손에 땀이 많아 손을 잡기 어렵다 ▲종이를 잡으면 땀에 젖는다 ▲겨드랑이 땀으로 옷이 젖는다 ▲발 땀으로 양말을 하루에 몇 켤레씩 갈아신는다. ▲땀으로 인한 악취가 난다 ▲머리에 지난친 땀이 흘러 모자를 항상 쓰고 다녀야 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신경질환 등으로 발생하게 되며 뚜렷한 원인이 있으며 치료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된다.
통상, 발 다한증 및 손 다한증 환자들이 초기에는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민간 요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비누로 씻으면 말끔히 냄새가 사라진다.', '발 냄새에 효과적인 기능성 구두가 나왔다더라', '자기 전에 어떤, 어떤 식품을 먹으면 좋다'라는 식의 민간 요법은 주변에서 여름철이면 흔하게 나오는 말들이다. 특히 향수를 이용해 냄새 제거를 하려는 이들이 흔한데 이럴 경우 향수와 냄새가 결합하여 더 좋지 않은 냄새가 나 대인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는 "다한증의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외용 연고, 보톡스 등이 있지만 이는 유지되는 기간도 짧고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 다한증 환자들에게는 알맞는 방법이 아닐 수 있다"며, "보존적인 치료 이후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내시경을 활용한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Endoscopic Thoracic Sympathectomy)’ 같은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단일공 교감신경절제술(Endoscopic Thoracic Sympathectomy)’는 약 1cm가량의 작은 부위를 절개 후 지나치게 항진된 교감신경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내시경을 이용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중 C-ARM(영상증폭장치)로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 때문에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받을 수 있는 시술로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고, 입원 기간이 약 1박 2일로 짧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윤원장은 이어 "다한증은 질환 자체만으로 통증이 나타나지 않지만, 심리적인 위축으로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다한증은 본인의 중증도에 맞지 않는 치료를 하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상담 후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