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등 ‘박사방 조직’ 첫 범죄단체조직죄 적용해 기소

입력 2020-06-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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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향하는 조주빈
▲검찰로 향하는 조주빈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를 비롯한 공범과 유료회원 등 8명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범죄단체 조직원'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면 공범까지 최고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22일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24·구속기소)과 ‘부따’ 강훈(18ㆍ구속기소) 등 핵심 조직원 8명을 범죄집단 조직ㆍ가입ㆍ활동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조직원 30명은 수사 중이다.

유현정 수사팀장은 “박사방 조직은 수괴 조주빈을 중심으로 총 38명의 조직원들이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며 “이들이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총 74명의 청소년 및 성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범죄집단임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 씨 등 4명이 지난해 9월 조직원 9명과 함께 △피해자 물색·유인 역할 △성착취 역할 △성착취물 제작·유포 역할 △수익금 인출 역할 등 유기적인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해 ‘박사방’이라는 범죄집단을 조직했다고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태평양’ 이모 군(16·구속기소) 등 4명은 조직원 21명과 함께 지난해 11월 범죄집단에 가입하고 아동ㆍ청소년 포함 수십명의 피해자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활동을 했다.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적용하는 데는 주범 조 씨가 구치소에서 직접 그린 조직도, 텔레그램 채증 영상, 검찰 조서 등이 주된 근거가 됐다. 검찰은 박사방 △가입 및 탈퇴 △분업 체계 △52개 방 순차 운영 △이익배분 △내부 규율 △조직 결속력 강화 △조직 보호 등 구체적 조직 운영 실체를 파악했다.

박사방 조직은 후원금 제공과 이익 배분이라는 상호간의 경제적 유인을 바탕으로 움직였다. 조직원들에게는 피해자와의 오프라인 만남 및 특정한 자세 요구 기회, 미공개 성착취물에 대한 우선적 다운로드 권한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조 씨는 온라인에서 ‘인간시장’ 그룹방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연락해 최소 7회 이상 오프라인 성착취 범행을 시도하고 실제 2회 이상 오프라인 성착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원들이 활동한 ‘시민방’은 가입시 신분증 사진 인증이나 일정 홍보 활동량 달성 등이 요구됐는데 조 씨는 탈퇴시 신상공개(속칭 박제) 보복조치로 조직원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방 관리자 ‘부따’ 강 씨가 검거돼 결원이 발생하자 '태평양' 이 군을 가입시켜 대체하고, 검거 메뉴얼에 따라 행동하는 등 범행을 지속하는 분업 체계도 파악됐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압수된 현금 1억 3000만 원, 가상화폐(전자지갑 15개) 등에 대해 몰수‧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아울러 피의자 동의 등의 방법으로 성착취물 원본을 삭제하던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영장을 통해 신속히 성착취물 원본을 삭제하는 ‘잘라내기’식 압수 방식을 도입ㆍ시행하여 유포로 인한 2차 피해를 차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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