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도 식지 않는 中 투자... “중국 M&A, 사상 최대”

입력 2020-06-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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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 산둥성의 특별무역지구에 설치된 미국과 중국 국기를 담은 게시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칭다오/AP뉴시스
▲중국 동부 산둥성의 특별무역지구에 설치된 미국과 중국 국기를 담은 게시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칭다오/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커진 와중에도 외국 자본의 중국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 투자에 나섰다.

컨설팅 회사 로디엄그룹의 대니얼 로즌은 온라인을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중국 정부의 외국자본 지분 소유 제한 완화 정책을 기회로 중국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전기차 배터리업체 궈시안하이테크 지분 26%를 12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사들였다. 또 중국 안후이장화이그룹의 지분 50%를 11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펩시코는 7억 달러에 중국 스낵 브랜드 ‘백초미(Be & Cheery)’를 인수했다. JP모건은 중국의 차이나인터내셔널펀드매니지먼트(CIFM) 지분 100%를 10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로써 JP모건은 중국 자산운용사 지분 100%를 확보한 첫 외국계 투자회사가 됐다. CIFM은 JP모건이 중국기업 2곳과 합작 설립한 뮤추얼펀드로, JP모건의 지분은 애초 49%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압박을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것과 달리 기업 영역에서는 활발한 M&A가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대중국 제재를 기술 및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왔다. 지난 5월 말 미국 상원은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줄어 들었다. 반면 대중국 해외 투자는 5월에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686억3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에 대한 M&A 열풍이 계속되는 데는 중국 정부의 역할도 컸다. 중국 정부는 점진적으로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며 외국 자본 진입을 터줬다.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중국 기업들이 일부 산업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치고 올라간 것도 외국 기업들에는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외국 기업들로서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기술 및 산업 자원을 매입하는 게 더 매력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려도 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기대를 모았던 루이싱커피의 대형 회계 부정 사건과 유사한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커서다. 지난해 매출 절반에 가까운 22억 위안이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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