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립의 중립 직립] 해상왕 장보고, 거북선 이순신…韓 조선 강국 도약

입력 2020-06-23 08:24 수정 2020-06-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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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부장대우

이달 초 카타르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23조6000억 원 규모의 LNG선 건조 계약 소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100척 이상의 LNG선에 대한 수주로 조선 업계는 물론 우리 경제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며칠 지나 9일 우리 정부는 정부가 LNG 벙커링(연료공급) 전용선 건조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그로부터 또 며칠 후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도 밝혔다. 말 그대로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기 위한 것이다.

LNG 벙커링 전용선 건조지원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LNG 연료화물창 7500㎥ 이상을 갖춘 LNG 벙커링 전용 선박 1척 건조를 지원한다. 총사업비 498억 원의 30%에 해당하는 150억 원을 국비로 투입한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해운 분야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LNG 등 친환경 연료사용 선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LNG추진선 보급 확대를 위해 LNG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 병행이 필요하다.

이번 LNG 벙커링 전용 선박은 앞으로 도입될 중대형 LNG 추진 선박의 연료주입을 위해 꼭 필요한 기초 인프라다. 국내 LNG 벙커링은 LNG 벙커링 방식 중 소규모 선박에 적합한 트럭(LNG 탱크로리)을 이용한 방식(Truck to Ship)만을 사용 중으로 현재 건조하고 있는 중대형 LNG 추진 선박의 원활한 연료주입을 위해 LNG 벙커링선(Ship to Ship)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Ship to Ship 방식은 해당 선박이 부두에서 선적화물 상하역 시 벙커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공간적 제약이 적어 선주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며 세계적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해서도 16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2030년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한다는 목표다. 자율운항선박은 자율주행자동차와 비슷한 원리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센서 등을 융합해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능화·자율화된 시스템이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조선업계는 자율운항선박이 상용화되는 2025년쯤 전 세계 관련 시장 규모가 1550억 달러(약 18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자율운항선박 도입 시 최적 운항 경로 탐색, 인적 과실로 인한 사고 감소 등이 가능해 운항 선박의 경제성과 안전성도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기술인 지능형 항해시스템과 기관 자동화 시스템, 통신시스템, 육상운용시스템을 개발한 뒤 국제 항해를 하는 선박에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제무대에서 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이번 사업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에 대해 국제 표준화도 동시에 추진한다.

최근 카타르에서 온 낭보와 정부의 조선 지원 정책을 보면서 해상왕 장보고와 이순신의 거북선이 떠올랐다. 해상왕과 거북선도 조선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고부가가치인 설계 기술은 선진국에 마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들을 계기로 우리 조선이 대양에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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