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철강ㆍ석유화학ㆍ반도체 등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정부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산업계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상황 악화를 고려해 배출권 구매부담을 줄여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11개 업종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제지, 석유, 자동차, 비철금속, 화학섬유, 반도체, 석회석가공, 조선해양플랜트이며 지난 22일 기획재정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 건의문을 냈다.
경총 및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가의 성장 위축으로 인해 한국 경제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밸류체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독자적인 경기부양과 방역만으로는 경기를 회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계의 핵심 현안 중 하나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와 관련해 현재 배출권 가격은 제도 시행 초기 대비 약 252%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지속적인 배출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향후에도 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상황 악화를 고려해 배출권 구매부담 경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경총 및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가 공동으로 제출한 건의문의 핵심내용은 배출권거래제 기간 동안 설비를 신·증설한 업체에게 추가 배출권을 할당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기타용도 예비분의 잔여물량을 기존 할당업체에 재분배해 달라는 것이다.
과거 제1차 계획기간(2015~2017년)의 사례를 보면 배출권거래제 기간 기타용도 예비분 2373만톤 중 잔여물량 448만 톤(약 954억 원 상당, 제1차 계획기간 평균 2만1290원/톤 환산 기준)에 대해 당시 할당위원회에서는 할당업체와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전부 폐기처분한 바 있다.
현재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의 기타용도 예비분의 잔여물량에 대해서는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의 배출허용총량, 예비분 등을 감안해 할당위원회가 심의 후 폐기 또는 이월(전부 또는 일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총 및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는 "지난 2018년에 추가 할당된 예비분(1340만 톤)을 감안할 때 제2차 계획기간에는 2000만 톤 이상의 기타용도 예비분이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11개 주요 업종의 요청대로 이 예비분을 재분배한다면 코로나19로 한계상황에 직면한 주요 업종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총 및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는 △배출권 시장안정화 용도 예비분의 조기공급을 통한 시장유동성 확보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에 따른 정부 수입을 기업의 재정·기술 지원에 활용 △무상할당 업종 선정기준의 현행 유지를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