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협력업체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항소심을 준비 중인 만큼, 사실상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 전 대표는 변호인단과 함께 항소심 소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검찰이 제기한 '배임수재 중 부정청탁' 부문을 법리로 소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대표이사가 이날 사임했다"며 "조현범ㆍ이수일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수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범 전 대표이사는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1심)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이후 검찰은 항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조 전 대표는 지난 3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됐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만큼 앞으로도 재판은 불구속 상태로 진행된다.
조 전 대표는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임과 관련해 2심 재판을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 중이다. 항소심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판단도 사임의 배경으로 작용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만큼 2심에서는 쟁점이 된 '배임수재 가운데 부정청탁' 부분을 소명하게 될 것"이라며 "1심에서도 법리 공방이 이어졌던 만큼, 항소심에 집중하며 충분히 소명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현범 대표이사의 사임과 관련해 한국타이어는 공식입장을 통해 "대표이사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것으로 안다"며 "이수일 대표 체제로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사업과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산업 수요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