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새 뻐꾸기, 아프리카까지 2만4000㎞ 이동

입력 2020-06-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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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경로 최초 확인…유라시아 대륙 횡단해 아프리카동부에서 월동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뻐꾸기(왼쪽)와 이동경로. (자료제공=국립생물자원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뻐꾸기(왼쪽)와 이동경로. (자료제공=국립생물자원관)

여름철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뻐꾸기가 아프리카까지 날아가 월동을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뻐꾸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직선거리로 약 1만㎞ 떨어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까지 이동해 겨울을 보낸 뒤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대표적인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이동경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최초 사례다.

두견이목 두견이과에 속하는 뻐꾸기는 탁란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번식하는 종으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널리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5월부터 날아와 번식한다. 탁란은 다른 종이나 개체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게 하는 방식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뻐꾸기의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2019년 5∼6월 경기도 양평군, 전라남도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했다.

이 중 6마리가 2019년 8월 말과 9월 초에 서해를 건너 이동을 시작해 중국 장쑤성, 미얀마, 인도를 거친 후 아라비아해를 횡단한 것이 확인됐다.

이들 6마리는 2019년 10월 초에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1000㎞를 이동했으며, 이후 탄자니아,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마리는 겨울을 동아프리카에서 보낸 후 4월 중순에 우리나라로 이동을 시작해 가을 이동과 유사한 경로를 따라 5월 말에 지난해 번식했던 지역으로 되돌아온 것이 확인됐다.

이 3마리의 왕복 이동거리는 모두 2만㎞ 이상이었으며,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뻐꾸기는 2만401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동 속도는 월동지로 이동하는 가을에 비해 번식지로 이동하는 봄에 훨씬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가을 이동기간은 평균 77일이었으며, 일일 평균 약 142㎞를 이동했다. 우리나라로 되돌아온 봄 이동기간은 평균 51일이었고, 일일 평균 약 232㎞를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횡단해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동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를 대상으로 이동경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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