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도 美증시는 고공행진…美금융시장 ‘로빈후더’ 경계령

입력 2020-06-24 14:17 수정 2020-06-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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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작년 12월 이후 최장기 랠리 이어가 -코로나 재확산 불안에도 증시 이상 랠리 계속 양상...배후는 ‘로빈후더’ -고위험의 맹목적 투자로 시장 최대 불확실성 요소로 떠올라

▲미국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훗 초기 화면. 출처 로빈훗 웹사이트 캡처
▲미국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훗 초기 화면. 출처 로빈훗 웹사이트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증시에 신흥 투자 세력이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조치로 집에 갇힌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다. 이들은 주로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를 통해 도박하듯이 단타를 치면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증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 맞지만, 그만큼 시장을 교란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경계령을 내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 미·중 무역합의 유지 안도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0.5%, S&P500지수는 0.4% 각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 상승한 1만131.37로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8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최장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증시 랠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런 비정상적인 랠리의 배후로 ‘로빈후더(로빈후드+트레이더)’를 꼽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서도 계속 주가가 급등한 렌터카 업체 허츠글로벌홀딩스다. 허츠는 지난달 말 파산보호 신청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했는데, 그 배경에 로빈후더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기 차익을 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 허츠 주식을 마구 사들였다. 그 결과 허츠 주식을 보유한 로빈후드 회원은 최근 17만 명까지 불어났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들 젊은 투자자가 단순히 주식 거래를 넘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하이 레버리지 거래’에 열을 올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지난 12일에는 20세의 로빈후더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일어나 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이 소식을 맨 처음 보도한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대학에 다니던 한 남학생은 로빈후드를 통해 옵션거래를 하다가 현금 잔액이 ‘마이너스(-) 73만 달러(약 8억7700만 원)’라는 화면을 보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마켓워치는 아무 수입이 없는 20대 젊은이가 100만 달러에 달하는 레버리지 거래에 어떻게 접근했는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빈후드 측은 “고객이 옵션 메커니즘을 좀 더 잘 이해하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교육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후드를 이용하는 많은 투자자는 이 플랫폼과 연계한 마스터카드 직불카드로 결제한다. 만약 이때 돈이 없다면 마스터카드로부터 소비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거듭 빚을 내 하이 레버리지 거래를 하면 주가가 떨어질 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로빈후드를 통한 주주는 연인원 3950만 명에 달해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이지만, 투자 경험이 미숙한 많은 투자자가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거래를 하고 있어 현재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 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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