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명품앓이’…온ㆍ오프라인서 재고 면세품 ‘품절 행진’

입력 2020-06-25 16:25 수정 2020-06-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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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로나19 장기화에 일시적인 번아웃 증후군 효과…명품 소비로 스트레스 해소" 진단

▲25일 롯데백화점 '면세명품대전'의 프리오픈 행사장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25일 롯데백화점 '면세명품대전'의 프리오픈 행사장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전국에서 ‘명품앓이’가 한창이다. 온ㆍ오프라인 동시에 재고 면세품 판매가 풀린 25일, 온라인은 접속자 수 폭발로 사이트 먹통이 반복됐고, 오프라인은 개점 전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 하루 판매량이 단숨에 팔려나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보복소비’가 수입 명품으로 향하면서 온ㆍ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명품 사랑’이 뜨겁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면세점 재고 면세품을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기흥점 등 3곳에서 처음 판매한 첫날인 25일 오후 3시 기준 5억 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오픈 5시간 만에 올린 매출이 하루 목표 매출 100% 이상을 달성한 수치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관세청이 면세점 재고 물품을 일반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한 후 이달초부터 일부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기는 했지만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재고 면세품이 판매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재고 면세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화점과 아웃렛 매장으로 새벽부터 몰려들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서는 고객들이 이날 새벽 5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개점 시간인 11시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번호표를 받아야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다는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해지면서다.

롯데 측은 개점 시간부터 20분당 횟수를 나눠 1회에 20~30명씩 차례로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입장 시간이 적힌 번호표를 배부했다. 3개 점포 모두 오픈 1시간 만에 준비한 번호표(롯데백화점 노원점 750명,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600명, 파주점 660명)를 모두 소진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날 재고 면세품 판매가 시작된 세 점포는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1억~1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은 25일부터 하루에 2억씩 5일간 팔기로 계획했는데 2시간 만에 1억 5000만 원이 팔려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현재 전체 준비 물량의 30%이상 동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에는 롯데백화점 노원ㆍ영등포ㆍ대전점과 롯데아울렛 파주ㆍ기흥ㆍ 김해ㆍ이시아폴리스ㆍ광주 수완점 등 8개 지점에서 10개 해외명품 브랜드를 판매한다.

▲'신라트립' 통한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사진제송=신라면세점)
▲'신라트립' 통한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사진제송=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은 25일 자체 여행상품 온라인 중개 플랫폼인 ‘신라트립’을 통해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는데 오후 5시 현재 품절률이 50%를 넘어섰고, 오후 2시 오픈 이후 시간당 50만 명 이상 접속하면서 프라다, 지방시 등의 제품이 줄줄이 품절됐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면세품 판매가 알려진 지난 19일 이후 6일간 신규 회원 수가 전주보다 21배 이상 급증했고 신규 모바일 앱 설치도 10배 증가했다.

신라면세점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홈페이지에 상품을 등록하는 과정 등에 시간이 소요돼 오후 2시로 판매 시간을 한 차례 연기했다. 오후 2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라트립은 일시에 접속자가 몰려 10분가량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풀렸다 하면 소비가 폭등하자 면세업계는 물론이고 재고 면세품을 파는 유통채널도 판매 시작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에 한창이다.

SSG닷컴은 26일 오전 9시 면세점 재고 4차 판매에 나선다. 구찌, 디올,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오클리 등 선글라스 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SSG닷컴 측 관계자는 “구찌 ‘0077sk-001’ 모델은 내수와 면세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품인데, 현재 국내에 재고가 거의 없고, 온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 이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29일 오전 9시에도 토즈, 롱샴 등을 최대 60% 할인하는 5차 판매를 예고했다.

중견 기업인 에스엠면세점은 7월 1일부터 해외 명품 선글라스 4개 브랜드 50여 개 종류 상품을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편집숍인 W컨셉몰을 통해 온라인에서 최대 5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각각 23일, 25일 온라인에서 1차 판매를 시작한 만큼 추후 재고 물품 2차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명품 사랑’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번아웃 증후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명 ‘탕진잼’ 등 물건을 구매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회적 행위는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그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예상외로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국민이 우울감을 느끼는 등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데 억눌려있던 것들이 일시에 튀어오르는 반동형성이 나타나며 명품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쇼핑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두드러진 보복소비인 만큼 사회적으로 안정되면 지나친 명품사랑 현상은 어느 정도 제 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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