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삼성 편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삼성 '뉴비전' 올인하나

입력 2020-06-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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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위원회, 이 부회장 기소 "타당하지 않다" 결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6일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 내리자 삼성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오전부터 진행된 수사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오길 초조하게 기다리던 삼성 임직원들은 “여론이 우리 손을 들어줬다”며 안도했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문제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이 제도는 시민의 참여를 통해 검찰의 기소 재량권을 견제ㆍ감독함으로써 수사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권한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18년 자체개혁방안으로 도입됐다.

이날 불기소 권고로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게 재계 및 법조계의 시각이다. 물론 검찰이 반드시 이 권고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기소 권고에도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다면 직접 도입한 심의위원회를 스스로 무시하는 꼴인 만큼, 대내외 압박이 클 전망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검찰이 심의위 권고를 거스른 적이 없다.

검찰이 심의위 권고를 따라 기소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선언한 ‘뉴삼성’ 비전 달성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미중 신냉전, 한일 갈등 심화 등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쉼없는 경영활동에 나서며 위기 속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이달 들어 8일간 세 차례의 현장 경영, 다섯 차례의 사장단 간담회를 소화했다.

지난 15일 반도체ㆍ스마트폰 사장단과 전략회의를 주최했고, 반도체 현황을 살펴본지 불과 4일만에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미래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또다시 4일 후 광주의 생활가전 사업 현장을 찾았다.

특히 최근 들어 사업투자와 혁신 의지도 강조하고 있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위한 총 18조원 규모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도 두차례 단행했다. 대국민 사과 직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전격 회동해 ‘K-배터리 동맹’의 첫단추를 뀄다.

아울러 24일에는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 리서치 소장(사장)으로 내정하며 사장급 첫 외부수혈을 통해 세계적 인재확보에도 속도를 냈다.

25일엔 국내 중소 협력사의 반도체 설비부품 개발을 지원하는 등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K칩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던 2017년 2월 이후 지금까지 굵직한 M&A을 진행하지 않았다. 2017년 7월 카리우스, 11월 플런티 등 스타트업을 인수했지만, 대형 인수합병은 2016년 11월 전장기업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M&A 매물을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이 부회장은 준법 경영 및 사회적 책임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들어서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 삼성전자서비스 직접고용, 무노조 경영 탈피 등 오랜 난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앞으로 사회적 책임 행보를 강화하며 ‘뉴삼성’ 비전을 점차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조직에 위기감을 불어넣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있어 총수의 역할은 절대적”이라며 “이날 심의위 권고가 검찰의 불기소로 이어지고, 삼성과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란 선순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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