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로 한계 마주한 정유사…“2년 내 체질 바꿔라” 승부수

입력 2020-06-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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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수송용 수요 증가 어려워…미래 에너지 투자ㆍ최신 기술 적용 움직임

(자료=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 대한석유협회)
(자료=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 대한석유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석유사업의 한계를 마주한 정유사들이 체질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송용 수요의 급감을 한 차례 경험한 만큼 탈(脫) 탄소화 추세가 가속화되는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고심 중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는 코로나19로부터 석유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2년간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친환경에 기반하거나 정유업과 연계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추가 등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운송, 수송용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더 이상 미래를 이 수요에 기대면 안된다는 것을 빨리 깨우쳤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앞으로 2년간은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 시기를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석유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하반기 종식될 경우 석유 수요는 올해 일일 9070만 배럴(b/d)로 전년 대비 9.3%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4분기 이 수요는 하루 8910만 배럴까지 떨어지고 내년도 2차 팬데믹이 올 경우 8900만 배럴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수요 감소분의 대부분은 수송용 수요에서 비롯되고 있다. 휘발유·경유·항공유(등유)의 수요 감소는 전체 수요 감소분의 약 80%를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감소는 휘발유→경유→항공유(등유) 순으로 회복되지만 기간은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수요 회복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 추가적인 수요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정상화의 관점에서 이를 보고 있으며 오히려 장기적인 위기를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단기 위기 이후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발달로 휘발유 수요 악화, 기후변화·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사업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맥킨지 역시 지난달 ‘ 코로나19 이후의 석유·가스 산업’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환경 이슈는 계속될 것”이라며 “석유·가스 업계가 지금까지 겪어 온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과 투자자·대출 압박은 미래에 비한다면 경미한 수준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보고서에서는 정유사들이 △포트폴리오 재구성 △과감한 인수·합병(M&A) △디지털 전환(DT), 인공지능(AI) 등 운영모델 재평가를 통한 실적의 단계적 변화 및 비용 경쟁력 실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일부 기업, 자사 사업군을 미래 에너지 기술쪽으로 변모시키는 모멘텀으로 활용하며 미래 가치 창출에 최적화된 자본 형태로 자산을 재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장의 승자는 향후 장기 트렌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국내 정유사 역시 비(非) 정유부문을 강화하는 골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외 전기, 수소 등도 충전하는 거점으로 주유소를 변경하고 사업에 디지털 전환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밸런스(Green Balance) 2030’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 사업과 저탄소 바이오 연료, 친환경 윤활유·아스팔트, 초경량 자동차 소재와 같은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친환경 윤활유 등 미래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 화학공장을 신설하는 ‘HPC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GS칼텍스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올레핀 사업에 투자하는 한편,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상업화에도 한창이다. 에쓰오일(S-OIL) 또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다운스트림(ODC) 시설 등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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