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서 미국 큰손 영향력 커져…지분가치 4년 새 52%↑

입력 2020-06-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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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4년 내 미국 ‘큰손’ 주주들의 보유 지분 가치가 증대하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홍콩 포함) 국적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분석이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주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두 나라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주식평가액은 22일 보통주 기준이다.

◇미국 주주 지분 가치 높아져…블랙록 80% 차지 = 해당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가진 미국 국적의 법인이나 개인 주주는 45곳이다. 이들은 국내 상장사 111곳에서 5% 넘는 주식을 보유했고, 이들이 가진 주식 가치는 27조7093억 원으로 평가됐다.

같은 주제로 조사했던 2016년 3월과 비교하면 미국 주주들의 주식 가치는 당시 18조1500억 원보다 52.7% 증가했다. 다만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수는 10곳 감소했다.

미국 주주 중 국내 주식 지분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블랙록으로 나타났다. 총 지분가치 중 80% 이상을 블랙록이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상장사 11곳에서 5%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총 22조3451억 원에 달한다.

블랙록은 2016년 3월에는 네이버 등 3곳에서만 5% 이상 지분을 보유했으나 4년 사이에 국내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큰손’으로 등극했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지분을 5.03% 보유해 이건희 회장 등 총수 일가와 국민연금에 이어 삼성전자의 3대 주주다. 블랙록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는 15조6203억 원이다.

블랙록은 이외에 네이버(2조2364억 원), 엔씨소프트(1조1787억 원), 신한지주(8733억 원), 포스코(8474억 원), LG전자(5564억 원), KT&G(5476억 원), 에이치엘비(2241억 원), 현대해상(1084억 원) 등의 주식을 보유했다.

미국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피델리티)는 국내 상장사 34곳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뚜기 지분을 6.82% 보유했다. 가치는 1419억 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동국제약, 광동제약, 대원제약, 환인제약, 경동제약, 쎌바이오텍 등 다수의 제약ㆍ바이오 종목에서 5% 이상 지분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판다쇼핑’ 열기 식어…중국 주주 영향력 ↓ =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국(홍콩 포함) 국적 주주의 영향력은 낮아졌다. 중국이 현금을 동원해 우량기업 주식을 쇼핑하듯 사들이는 이른바 ‘판다쇼핑’ 열기는 다소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적 주주가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는 2016년 50곳에서 올해 34곳으로 줄어들었고, 주식 가치도 4조4700억 원에서 2조3900억 원으로 46.6% 감소했다.

중국 주주 중 국내 상장사 지분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티 로우프라이스 홍콩리미티드’로, LG생활건강 주식 지분을 6.2%(1조2263억 원) 보유했다.

또한 미국 주주들은 대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중국 주주들은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CXO연구소는 설명했다.

실제 중국 주주가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 34곳 중 드림씨아이에스(최대주주 홍콩타이거메드) 등 14곳은 중국 주주가 최대 주주로 조사됐다.

오일선 소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중국보다 미국 주주들의 움직임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총수 일가 등의 지분율이 21%이고 외국인 주주가 절반을 넘어 3대 주주인 미국 블랙록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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