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에 K-농업 심는다⑥] 미래형 스마트팜 ‘수직형 농장’ 기술도 한국이 선도한다

입력 2020-06-28 18:00 수정 2020-07-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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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안에 선진국과 기술 수준 나란히…시장개척 나선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에 가면 국내 스마트팜 기업인 팜에이트가 서울특별시, 서울교통공사와 손잡고 2019년부터 운영 중인 도시형 수직농장(메트로팜)을 볼 수 있다. 상도역 메트로팜의 규모는 약 70여 평. 이곳에서 7개의 작물이 소비자의 수용에 따라 또 작기에 맞춰 재배된다.

한 달에 약 1톤가량의 엽채류가 생산되며 1일 생산량으로 환산해 보면 약 50kg,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비교해 보면 노지 재배의 40배에 이른다. 메트로팜은 수직형 농장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수직형 농장이란 가장 고도화된 스마트팜 시스템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직형 농장은 농업과 IT, BT 등의 기술이 융복합되는 영역으로 선진국에서는 대규모 수직형 농장·빌딩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LED 등 IT 분야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도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수직형 농장의 정의를 작물에 적합한 재배환경으로 제어해 외부환경 제약 없이 안정·계획적으로 연중 작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후변화, 노동력 절감, 농지부족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안정적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의 농업 생산성으로는 2050년 92억 명으로 증가하는 세계인구의 식량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시점에서 농업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수직형 농장은 아직 농업의 대세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미래형 스마트팜으로 전 세계가 적극적인 기술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해외사례를 보면 미국의 에어로팜(Aero Farms)은 세계 최대의 수직형 농장을 운영한다. 2004년 뉴저지주와 골드만삭스 등의 투자로 6400㎡의 폐공장을 수직형 농장으로 리모델링했다. 노지재배보다 물 95%, 비료 50%를 절약하며 살충·제초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면서 1000톤의 채소를 생산한다. 샐러드·주스 등 가공시설까지 함께 설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스웨덴은 태양광 병용형 자동화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상추의 경우 여름에는 정식 후 16일, 겨울에는 23일 후에 수확이 가능해 생산비 대비 2배 수익을 얻고 있다. 벨기에는 자동이식·재배베드 이동 등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 작물에 따라 3~6배 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었고 엽채류 중심으로 이용되며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허브 생산에도 활용한다. 일본은 수직형 농장 보급 확대 종합대책을 통해 150억 엔을 투자해 수직형 농장을 1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수직형 농장 시장 규모를 2009년 95억 엔에서 올해 417억 엔까지 4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지하철 7호성 상도역 ‘메트로팜’.
▲지하철 7호성 상도역 ‘메트로팜’.

우리나라는 시설재배(비닐, 유리, 수직형 농장) 중 수직형 농장 비율은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8대 핵심 선도사업 중에 하나로 스마트팜을 선정했고 농식품부는 2017년부터 2년간 수직형 농장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시작했다. 13억8000만 원을 투입해 기능성 작물 등 경제성 있는 수직형 농장 비즈니스 모델 및 작물 재배기술의 발굴 및 실증을 해왔다. 기존 건축물을 활용해 설비를 구축하거나 전용 건축물을 신축해 원예작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농업인·농업법인을 대상으로 복합환경제어시설, ICT융복합 기술 연계 시설 등을 포함한 수직형 농장 설비 구축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 팜에이트가 경기도 평택에 230㎡ 규모의 샐러드류 재배를 시작했고 식물재배 전용 LED 수직형 수경재배시스템 구축 및 생산되는 정보 수집 활용을 통한 수직형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했다. 2019년에는 하나육묘, 상록수, 넥스트온 3개 업체가 각각 육묘와 인삼새싹, 엽채/허브류 재배에 들어갔다. 하나육묘는 식물공장 시스템 구축으로 안정적인 육묘 생산으로 일반 농가에 무농약 고품질 묘종을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상록수는 수경재배 기술을 활용한 청정 무농약 특용작물의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 ICT 기술 적용을 통한 생육기간 단축 및 고부가가치 기능성 원료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넥스트온은 충북 옥천의 국유지 임대 터널 안에 수직형 농장을 설치해 기능성 천연물을 생산·공급해 농업의 고부가가치 선도 및 수익 창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수직형 스마트팜 모델 시범 구축에 나서 102억여 원의 총사업비를 투자해, 8개소를 선정했으며 연말까지 매출, 단위면적당 생산량 및 포기당 중량 등 성과분석을 통해 작목별 재배기술 및 환경제어 매뉴얼, 성과사례집 등 제작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농업법인과 농업인 등 52곳이 신청해 큰 관심을 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직형 농장 시장 규모를 현재 3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2028년에는 9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3월에 농식품부는 스마트팜 기업의 해외진출 독려를 위해 ‘2020년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수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상담·판매 지원 등 홍보를 강화한다는 것과 스마트팜 수출 유망국가 대상으로 시장개척을 확대하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팜 기업은 연구개발에서 사업화로 이행하는 초기 시장에 많은 업체가 몰려들고 있다. LED, 센서, 금형 등 특정 분야에만 전문성을 갖춘 업체들이 협업을 통해 ICT기반 수직농장 통합 운영 및 모니터링 등이 가능한 복합환경제어 플랫폼을 갖추고 100평 이상 대규모 수직농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재배데이터를 축적하고 향후 인공지능(AI)기반으로 재배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기술력을 높이려고 10여개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수직농장 선진국인 네덜란드, 일본, 미국 등이 현재 해외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안에 한국도 그에 버금가는 기술 수준과 시장개척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10월 말에 천안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2020)‘에 코트라와 공동으로 스마트팜 수출 홍보관을 마련해 한국형 스마트팜을 해외 바이어에게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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