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편의점의 맥주 판도가 완전히 바꼈다. 일본 맥주를 찾는 이들이 줄면서 빈 자리는 국산 맥주가 채웠다.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일본 맥주는 244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89만 달러와 비교해 91.0% 급감한 수준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편의점에서 더욱 역력하다. 편의점 CU(씨유)에서는 불매운동 여론이 커지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 일본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80.9%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고 4분기에도 -95.2%로 매출이 더 빠졌다. 올해 1분기, 2분기도 각각 -96.4%, -97.6% 신장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대신 일본맥주의 빈 자리는 국산 맥주가 메꿨다. CU의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보인 국산맥주는 하반기 들어 30% 가량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고 올해 상반기 매출도 40.1%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국산 맥주가 잘 팔리면서 판매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 1월 49.6%였던 국산 맥주 매출 비중은 2월 49.7%로 오르더니 올해 3월 결국 50.3%로 수입 맥주를 넘어섰다. 이는 2016년 9월 수입맥주가 처음 국산 맥주 매출을 넘어선지 3년 6개월 만이다. 6월에는 50.5%로 격차 역시 커지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비슷하다. 올해 6월 1일~28일까지 일본 맥주(500ml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8.7%로 꼬꾸라졌다. 매출 비중 역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이전인 지난해 6월 34%에서 올해 6월엔 1.1%로 급감했다.
국산 맥주 인기의 선봉장은 수제맥주다. 수제 맥주가 국산 맥주에서 차지하는 절대 비중은 크지 않지만, 상승세는 매섭다. 지난해 하반기 전년 대비 241.5% 오른 CU의 수제 맥주는 올해 상반기(1~6월) 390.8%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생산량에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가 도입되면서 국산 수제맥주도 4캔에 1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져 경쟁력을 갖춘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홈술족이 늘어난 이유도 크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 되면서 기존 편의점 수입맥주 전체를 좌지우지하던 일본맥주의 매출이 급락한 이후 아직까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대신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