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서커스는 29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태양의서커스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예정됐던 44개 쇼가 취소돼 거의 모든 수입원이 사라져 버렸다. 그 여파로 약 16억 달러(약 1조9200억 원) 규모의 부채 상환이 어려워졌다. 또 전체 인력의 95%에 달하는 4500여 명을 무급휴직 처리한 상태다. 태양의서커스는 이날 이들 중 3480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대니얼 라마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모든 수입원이 사라져 회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에서 1개의 쇼가 있으며 7월 멕시코 디너쇼가 재개되기를 바란다”며 “이는 큰 충격이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하면 사람들이 직접 서커스를 보기를 열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양의서커스는 이날 파산보호 신청서에서 법원에 현 주주들인 투자업체 TPG캐피털, 중국 푸싱인터내셔널, 캐나다 퀘벡주연기금과의 입찰 계약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양의서커스가 신청한 이른바 ‘스토킹 호스 입찰(Stalking Horse Bid)’은 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최종 매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회사 측은 퀘벡주연기금이 2억 달러를 빌려주는 것을 포함해 주주들이 운영 자금으로 총 3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WSJ는 “해당 계약에 따라 이들 주주가 태양의서커스 지배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채권단은 지분의 총 45%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퀘벡주연기금이 태양의서커스 회생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라마르 CEO는 “퀘벡주는 우리 본사가 계속 몬트리올에 있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태양의서커스 부채는 약 2억5000만 달러로 대폭 축소된다. 간단히 말해 TPG 등 주요 주주가 채권단 측에 채무를 대폭 삭감하는 대신 지분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채권단이 TPG가 주도한 계획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이들이 7월 10일까지 공시적으로 반대 의향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태양의서커스 회생 계획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