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CC는 이날 화웨이와 ZTE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하는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미국 소규모 통신업체들이 연방 정부 보조금을 사용해 이들 회사의 장비를 새로 구입하거나 기존 장비를 유지할 수 없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두 업체는 중국 공산당, 군 조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 통신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악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FCC는 지난해 11월 두 회사의 장비가 중국 정부의 대미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조치는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지난해 FCC 조사 결과, 시골 등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서 40여개 소규모 통신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 화웨이 혹은 ZTE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비를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통신업체당 4000만 달러(약 480억 원)에서 45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비용 부담으로 소규모 통신업체들은 FCC에 미국 의회가 장비 교체 예산을 책정할 때까지 결정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케리 베넷 지방무선통신협회(RWA) 법률 자문위원은 “이번 조치로 소규모 통신업체들은 장비 유지나 교체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통신 서비스가 장애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파이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의회에 출석해 장비 완전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이 20억 달러라면서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FCC는 무역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을 겨냥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은 데 이어 3곳의 전화통신업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