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극복 노사정 타협 끝내 거부한 민노총

입력 2020-07-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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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추진해온 사회적 합의를 민주노총이 끝내 거부했다. 정부와 경영계,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안을 만들었다. 1일 서울 국무총리 공관에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을 열기로 했는데 무산되고 말았다. 민노총 집행부는 노사정 합의를 수용하려 했지만 강성 노조원들이 합의 폐기를 요구하면서 거세게 반발하자 불참으로 돌아섰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노사정 대타협이 결국 물 건너간 것이다. 총리실은 더 이상 추가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노사정이 마련한 합의문에는 임금동결 등 쟁점사안은 빠졌고,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의 고통분담 방안과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정부의 지원대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를 보호하며, 기업살리기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 그친 셈인데, 민노총은 이마저 걷어찼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타협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끝내 내부 반발을 넘어서지 못했다.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코로나 위기가 우리 경제와 고용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국난의 상황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용시장도 붕괴하고 있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 조사에서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9만2000명 줄었다. 3개월째 감소세다. 실업자는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으로, 실업률이 4.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다. 청년실업률이 10.2%로 치솟고, 20대부터 50대까지 경제활동의 중심 연령대에서 모두 취업자가 줄었다.

나라 경제와 고용을 떠받치는 수출과 내수가 후퇴하고 있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수출은 3월 이후 계속 추락하고 있다. 6월 수출액은 392억1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9% 줄었다. 조업일수 변수를 빼면 하루 평균 수출감소액이 -18.5%에 이른다.

코로나 충격은 깊고 넓게 확산하고 있다. 언제 종식될 수 있을지 전혀 가늠되지 않는 일상적 위기요인이다. 경제를 되살리려면 우선 기업의 생산활동이 지속되고, 그럼으로써 고용이 유지되어야 한다. 소비를 살리고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노사정 대타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민노총의 사회적 합의 거부는 기업을 망치고 일자리를 줄이면서 경제를 후퇴시킬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위기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대기업 정규직 중심 ‘귀족 노조’의 한계다. 민노총에 무슨 기대를 걸 수 있을지, 그들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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