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인'과 '오링' 사이

입력 2020-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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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게임 등에서 쓰이는 용어 ‘올인(All in)’과 ‘오링’은 같은 말이다. 올인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 오링이다. 그러나 이 두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올인의 경우 ‘승리를 확신해 자신이 가진 판돈을 전부 건다’라는 뜻으로 쓰이나 오링은 ‘판돈을 전부 잃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커 게임에선 호기롭게 올인을 외쳤지만 오링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승리를 확신해 가진 것을 모두 걸었으나 패배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모습이 그렇다. 일본은 한국 견제에 올인 중이다. 지난해 7월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핵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당시 일부 품목은 대일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해 한국의 급소를 찔렀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일본의 수출규제는 오히려 한국에 득이 됐다. 한국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면서 공급망 안정화를 이루고 일부 품목에서는 국산 제품 비중이 일본산을 역전하는 성과도 냈다.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고순도불화 수소를 생산하는 스텔라화학, 쇼와덴코 등 일본 기업은 대형 수요처를 잃어 매출이 감소해 주가가 1년 새 20%가량 빠졌다. 또 수출규제 여파로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인 ‘노(NO) 재팬’을 촉발, 올해 4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1년 전보다 87.8% 급감했으며 골프채, 화장품, 완구 등 주요 품목의 수입액도 거의 반 토막 났다. 급기야 닛산 자동차는 16년 만에 한국 철수를 결정했으며 유니클로를 계열의 일본 패션브랜드 지유(GU)도 다음 달 국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

올인이 오링이 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일본의 한국 견제를 위한 올인은 현재진행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주요 7개국(G7)에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 등을 포함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자 일본은 ‘틀 유지’를 강조하며 한국 참여 반대 의사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도전에도 딴지를 걸 태세다.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의 WTO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정하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여론 조성 계획을 입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제는 한국이 ‘리 올인’(Re-All in)을 외칠 때다. 정부는 소부장 자립화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우호적인 국제여론을 조성, 일본에 보란듯이 G7 참여와 WTO 사무총장 선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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