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KDB생명 베팅한 이유는

입력 2020-07-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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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핵심 역할을 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서 JC파트너스의 신규 펀드에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당 펀드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55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프로젝트 펀드로,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1000억 원씩 출자하고 나머지 3500억 원은 국내·외 투자자가 투자하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우리은행이 해당 펀드에 대한 출자를 결정한 이후인 지난달 30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C파트너스는 지난달 22일 마감된 최종입찰에 단독 참여했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금 모집이, 즉 투자자 모집이 이번 딜 클로징의 관건이었던 만큼 우리은행의 투자 결정이 (우협 선정에)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JC파트너스가 인수한 MG손해보험에 대해서도 인수 관련 펀드에 200억 원을 투자하고, 1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며 JC파트너스의 딜 클로징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KDB생명 인수전에서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단순 출자자(LP) 형태로 참여했지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우리은행의 향후 KDB생명 인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JC파트너스가 투자금을 회수할 때 사실상 보험사를 우선 인수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우리은행에 대한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하면서 출자 여력이 커지게 된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우리금융지주에 적용되고 있는 표준등급법을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부분적으로 승인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올해 초 인수·합병(M&A) 시장 대어였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손꼽혔지만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른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인수전에 불참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후보였던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게 됐다. 우리금융이 국내 4대 금융 지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다.

한편, JC파트너스가 인수 이후 KDB생명을 ‘공동 재보험사’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였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의 공동재보험사 전환 아이디어가 우리은행의 (JC파트너스 신규 펀드) 투자 가능성을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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