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넘어 점프코리아] “신구산업 대립 불가피...변화 인정하되 고용 리스크 대비를"

입력 2020-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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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7-02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지상좌담 언택트사회 풀어야 할 과제..김소영 서울대 교수·정흥준 경사노위 수석위원·송현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채널이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밖으로 나가 물품 구매, 외식 등을 하기 보다는 배달앱, 쇼핑몰 등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주문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소비 시장을 기존 대면 중심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 시키고 있는 것이다.

▲"언택트의 한계 IT 발전으로 극복..산업 기득권 보장 땐 혁신 멀어져..실직자 위한 직업정보·교육 절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언택트의 한계 IT 발전으로 극복..산업 기득권 보장 땐 혁신 멀어져..실직자 위한 직업정보·교육 절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를 매개로 한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올해 5월 7일 ‘한국판 뉴딜’ 대책 발표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 거래, 비대면 의료 서비스, 원격교육, 배달 유통 등 디지털 기반의 언택트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펼쳐질 언택트 시대가 누군가에겐 유토피아(긍정적 이상향)가 될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디스토피아(부정적 이상향)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신구 산업의 대립 심화, 산업재편에 따른 일자리 상실 및 노사 갈등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투데이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정흥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송현석 법무법인 광장 노동 전문 변호사 등 3명의 전문가를 통해 언택트 시대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봤다.

- 언택트 시대로 전환될 경우 국내 산업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 김소영 =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보통신(IT)과 결합한 언택트 산업이 크게 부각됐는데, 코로나 이후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IT 기술의 보편화, 발전과 더불어 언택트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언택트 산업의 일부 한계는 IT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극복될 가능성이 크다.

▲ 정흥준 = 기존의 유통 및 오프라인 매장이 축소되고 온라인을 통한 서비스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런 변화가 비단 식품 및 다양한 소매 상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가령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근로자를 매개로한 공장가동을 줄이는 등 제조업의 자동화 비율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 최근 원격진료에서 보듯 기존 기득권 산업과 신산업 간 갈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 김소영 = 기술 발전에 따라 신산업이 등장하게 되면 기존 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신산업 발전은 자체 산업 성장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편익을 준다. 따라서 기존 산업의 기득권을 지나치게 인정해 기술 발전, 혁신, 신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 제조업, 자동화 비율 늘어나..원격진료 갈등 줄이며 연착륙해야..노동분야 법·제도 안전망 구축을" 정흥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미래 제조업, 자동화 비율 늘어나..원격진료 갈등 줄이며 연착륙해야..노동분야 법·제도 안전망 구축을" 정흥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정흥준 = 디지털 기술 발달과 인공지능 첨단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날 경우 산업 재편은 불가피하다. 원격진료에 대한 필요성도 커질 것이며, 자율주행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변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되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조금씩 연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산업재편에 따라 기존 산업이 갑자기 붕괴되거나 이로 인해 일방적인 해고 등 고용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 IT 기술 발달로 콘택트 산업의 일자리가 언택트 산업으로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 상실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 송현석 = 현재 존속하고 있는 많은 수의 일자리를 소멸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산업전반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로 고통분담이 실현돼야 한다. 특히 노동시장 변화 과정에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취약계층들의 보호를 위해 사회보장제도 등 지원이 필요하다.

▲ 정흥준 = 언택트 산업으로의 전환은 산업재편을 가져오고 이는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주목할 것은 산업 재편 그 자체가 아니라 노동력을 어떻게 이동시키고 양성할 것인가 인데 이는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인력구조조정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직교육과 일자리 매칭에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당장 구할 수 없는 경우 충분한 사회적 지원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 김소영 = 콘택트 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 언택트 산업이나 다른 산업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토록 하는 직업 교육 및 훈련이 필요하다. 직업 정보 제공, 다양한 노동자와 다양한 기업 간 연결을 원활화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 언택트 시대엔 재택근무 및 원격근무 활성화로 기존 노조가 위축되거나 새로운 노사관계가 형성될 것 같은데

▲ 정흥준 = 언택트 시대로 전환할 경우 서비스업이 지금보다 늘고, 집단적으로 모여서 일하기보다 파편화된 형태로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계약관계도 근로계약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도급계약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노조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노조는 붕괴되지 않고 지금처럼 임금인상을 협상하는 노사관계에서 보편적인 보호에 대해 교섭하는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소멸 대비 취약계층 보호..비대면 증가 노사관계 변화할 것..사회보험 무임승차 반발 해법을" 송현석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파트너 변호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광장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일자리 소멸 대비 취약계층 보호..비대면 증가 노사관계 변화할 것..사회보험 무임승차 반발 해법을" 송현석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파트너 변호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광장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송현석 = 노사관계가 고용에서 비롯된 갈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사관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대면접촉의 빈도가 줄어들게 돼 노사 간 갈등 발생 수도 줄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 방식 역시 언택트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IT 플랫폼 종사자 등 언택트 관련 노동자에 대한 고용 안전망의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 정흥준 = 언택트 산업이 본격화될수록 불안정하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노동 분야의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당장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을 제공하고, 이들 스스로 사용자와 교섭해 부당한 계약을 개선할 수 있는 권리제공이 필요하다.

▲ 송현석 = 이들 노동자의 고용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종래 사회보험 기금 적립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가입대상자로 포섭 되면 기존 보험 가입자들의 반발을 불러 올 수 있다. 반발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해법을 정부가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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