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ㆍ습도 등 5개 정보 데이터화…농작물 병해충 피해 선제 대응
소규모 비닐하우스 설치 가능…시범사업 농가 작년 25곳 추가
병해충 발생 징후땐 경고 메시지…약제 처리ㆍ방제 솔루션까지 제공
농식품부, 서비스 모델 개발 추진…"2022년엔 비용 반으로 줄일 것"
#충남 논산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강영식 씨는 귀농 6년 차 농부다. 40대에 농사에 뛰어든 초보 농사꾼인 그는 딸기 농사에서 병해충이 너무나 힘든 상대였다. 잿빛곰팡이병, 응애 등의 피해가 매년 발생했다. 온도와 습도를 맞춘다고 했지만 일일이 확인하고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시설하우스를 꿈꿨지만 대규모 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시작한 정부의 빅데이터 활용 시범 사업으로 스마트팜을 운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첫해에는 온도와 습도, 일사량을 측정하는 센서 등 필수 요소를 설치했다. 2년째에는 CO2 농도와 근권부 온도 측정이 가능한 센서를 추가로 들였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활용한 최소한의 스마트팜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팜이 농업을 바꿀 것이라는 인식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환경 변화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어서 생산량을 늘리거나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미래의 농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팜 확산의 최대 걸림돌은 바로 비용. 대형 온실을 비롯해 정밀 기기들을 설치하는데 드는 수천만 원의 비용은 농가들이 스마트팜으로 진입하기 힘든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핵심 정보 실시간 데이터로 관리…‘가성비’ 스마트팜 시대 = 이에 정부는 최소한의 핵심 환경만을 데이터화하는 저렴한 비용의 스마트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빅데이터 단기 활용 서비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팜으로, 도입 비용 부담을 덜고 짧은 기간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팜 영농을 지원하는 일종의 ‘보급형 스마트팜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온도와 습도, 일사량, CO2 농도, 근권부온도 등 5개의 주요 핵심 정보를 데이터화해 관리하는 것이다. 보통의 스마트팜이 약 60개에 이르는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스마트 영농을 활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팜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어내고, 단기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팜 영농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온실 내 시설과 환경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병해충 피해를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용으로 작업 동선을 줄여 노동력도 줄일 수 있다. 작은 비닐 온실에도 스마트 영농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주·야간 온도차(DIF), 수분 부족분, 결로 발생 등 환경관리 진단 분석서비스 제공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실시간 정보 활용은 농업 현장의 요구였다. 누적된 환경 정보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곧바로 현장에서 반영이 가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시스템 측정 환경 범위도 확대했고, 정보 전달 속도와 정밀도를 높였다”며 “기존 30분 단위로 측정하던 데이터는 1분 단위 측정, 1분 단위 전송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농가가 아닌 이상 핵심 데이터만 관리해도 병해충을 방지하는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소규모 농가나 초보 농업인들에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사업을 통해 딸기 잿빛곰팡이병에 가장 영향이 높은 결로 지속시간과 온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간별 이슬점 온도와 발생 위험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예방이 한층 손쉬워졌다.
정부는 2018년 100개의 시범사업 농가를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5개 농가를 추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했다. 이렇게 수집한 생육환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관리와 함께 병해충 방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도 개발했다.
아울러 농가에서 수집한 환경데이터를 분석·진단하고 환경 관리에 대한 차별화된 컨설팅 서비스도 마련됐고, 권역별 담당 컨설턴트가 농가를 방문해 농가의 의견을 듣는 자리도 확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서비스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며, 1~1년 이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 수집 장비와 서비스 모델 검증을 위한 테스트 베드를 운영해 병해예찰과 방제 관련 알고리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 모델이 2022년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서비스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치 농가가 늘어나면 현재 400만 원 수준인 설치비도 절반 수준인 200만 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 작물의 범위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딸기를 중심으로 시행 중인 시범서비스 결과를 토대로 토마토, 오이 등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시설농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세 농가들도 데이터 영농을 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마련될 것”이라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스마트팜 교육 사업 등도 함께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