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산업 대격변 ⑥-1] ‘빈사상태’ 여행산업, 활로 찾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7-06 06:01 수정 2020-07-06 14: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항공업계 올해 101조 적자 전망 등 여행산업 황폐화…“장거리 여행 대신 국내여행 선호 커질 것·수년간 컨벤션 사업 막대한 타격 받을 전망”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에 있는 그리스 원형극장이 6월 25일(현지시간) 텅 빈 가운데 마스크를 쓴 호랑이 인형이 놓여져 있다. 바르셀로나/신화뉴시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에 있는 그리스 원형극장이 6월 25일(현지시간) 텅 빈 가운데 마스크를 쓴 호랑이 인형이 놓여져 있다. 바르셀로나/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각국의 이동 제한 조치와 항공여행 중단 등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글로벌 여행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여행산업을 황폐화시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수만 건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고 국경이 폐쇄됐으며 지난 3개월 동안 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자택대기 명령을 받았다.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보다 60~8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3~4% 증가할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과 대조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6월 초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항공여객 수는 전년보다 55% 급감할 것”이라며 “전 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해 총 840억 달러(약 101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적자 규모는 16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항공여행 분야 일자리가 3200만 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뉴욕 호텔 객실 점유율 추이. 단위 %. 위:2019년/아래:2020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뉴욕 호텔 객실 점유율 추이. 단위 %. 위:2019년/아래:2020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항공사는 물론 호텔과 여행사 등 관련 산업이 전부 쑥대밭이 됐다. 예를 들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미국 뉴욕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호텔이 영업을 재개했지만, 뉴욕 전체 호텔 객실의 20%에 달하는 2만5000개 객실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이나 켄터키주 루이빌 등 미국 도시 한 곳 전체의 호텔이 영원히 문을 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WSJ는 강조했다.

뉴욕 호텔 객실 점유율은 6월 첫째 주에 4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이지만 4월 첫째 주의 19.6%에서는 크게 회복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외 관광객들에 의존했던 뉴욕의 관광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자와 극장주를 대표하는 브로드웨이리그는 지난달 말 성명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초까지 공연 중단을 연장한다고 밝혀 더욱 여행산업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일본 2위 여행사인 HIS는 6월 말 “앞으로 1년 이내 국내 점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80~90곳을 폐쇄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해외 패키지 여행 취소가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4월 해외로 나간 일본인은 3915명으로 전년보다 99.8% 급감했다.

세계적으로 봉쇄 조치가 완화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어 여행산업이 정상화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일 올해 말 코로나19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나면 세계 각국이 연초 취했던 엄격한 국경 폐쇄와 도시 봉쇄 조치로 돌아올 위험도 있다.

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더라도 소비자들이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휴가를 즐기러 여행을 떠나는 자신감을 얻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집단면역이 형성될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공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사람들의 여행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6월 말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여행산업은 코로나19 이전으로 결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날 변혁이 몇 개월 만에 이뤄지는 일도 때때로 있다”고 말했다.

체스키 CEO는 장거리 여행 대신 자동차로 주행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여행이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친숙하고 지역적이며 작은 공동체로의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라며 “그만큼 사람들은 비행기에 타지 않고 국경을 넘지 않는다. 이에 에어비앤비의 해외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젠가는 사람들이 항공여행을 다시 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러나 상당히 영구적인 변화 중 하나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여행지의 재분배”라고 강조했다.

▲작년과 올해 1분기 지역별 해외여행객 증가율 추이. 단위 %. 하늘색:2019년 전체/파란색:2020년 1분기. 앞에서부터 전세계 유럽 아시아·태평양 미주 아프리카 중동. 출처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작년과 올해 1분기 지역별 해외여행객 증가율 추이. 단위 %. 하늘색:2019년 전체/파란색:2020년 1분기. 앞에서부터 전세계 유럽 아시아·태평양 미주 아프리카 중동. 출처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여행의 기술’ 저자인 롤프 포츠는 지난달 중순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화 시대를 맞아 여행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핫스팟(Hot Spot)’은 여행산업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와 일치했다”며 “이제 국내여행이 호황을 누리는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 여행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화상회의에 친숙해지면서 굳이 직원들을 출장 보낼 필요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체스키 CEO는 “컨벤션 사업이 앞으로 수년간 막대한 타격을 볼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굳이 회의를 하고자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정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행산업 전망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 그동안 이동이 제한됐던 수억 명 전 세계인의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도 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 변화에 맞춰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여행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런 수요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 작가인 피코 아이어는 “세계화를 되돌릴 수 없으며 사람들의 문화적 호기심도 사라지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계속 여행을 할 것이다. 나는 북한을 여행했을 때 사람들이 세상을 직접 볼 수 없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목격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오늘은 '소설' 본격적인 겨울 준비 시작…소설 뜻은?
  • 총파업 앞둔 철도노조·지하철노조…오늘도 태업 계속 '열차 지연'
  • 유병재, 열애설 상대는 '러브캐처4' 이유정?…소속사 측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
  • 김장 잘못하다간…“으악” 손목‧무릎 등 관절 주의보 [e건강~쏙]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고양 소노 감독 폭행 사건…'사상 초유' KBL에 징계 맡겼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12:1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898,000
    • +2.6%
    • 이더리움
    • 4,656,000
    • +7.18%
    • 비트코인 캐시
    • 686,000
    • +11.09%
    • 리플
    • 1,922
    • +23.44%
    • 솔라나
    • 361,300
    • +8.92%
    • 에이다
    • 1,228
    • +11.13%
    • 이오스
    • 959
    • +9.1%
    • 트론
    • 281
    • +2.18%
    • 스텔라루멘
    • 392
    • +14.6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200
    • -2.11%
    • 체인링크
    • 20,990
    • +5.37%
    • 샌드박스
    • 496
    • +5.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