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면세품, 면세점에서도 풀리면? "온라인ㆍ백화점보다 가격 경쟁력 높아"

입력 2020-07-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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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서울본부세관, 수입통관 절차 거친 재고 면세품 서울 시내 면세점 판매 허용

▲재고 면세품 구매 행렬 (사진제공=연합뉴스)
▲재고 면세품 구매 행렬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도 재고 면세품 판매가 가능해진다.

관세청은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면세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 절차를 거쳐 10월 29일까지 일반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했는데 여기에서 나아가 면세점에서도 재고 면세품 판매를 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수입통관 절차를 거친 면세품이 면세점에서 판매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세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해 악성 재고를 털어낼 수 있고, 소비자로서는 면세점이 직접 내수 통관을 거쳐 면세품을 판매하는 만큼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어 가격 측면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면세점 내 일부 공용 면적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초부터 온ㆍ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가 시작됐는데, 재고 면세품이 풀린 온라인 채널은 판매 시작 전부터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 먹통이 반복됐고,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매장 개점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간 면세업계는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유통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한 롯데ㆍ신라ㆍ신세계면세점이 자사 플랫폼이나 계열사를 통해 판매하고 여타 유통채널로 판매를 넓히지 못했던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온과 롯데백화점ㆍ롯데아울렛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고, 신라면세점은 자체 여행 플랫폼인 신라트립에서, 신세계면세점은 계열사인 SI빌리지, SSG닷컴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판매가 관심을 끌긴 했지만, 유통채널이 재고 면세품을 사서 팔 때 이익을 보전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었고 소비자에게 잘 팔릴 면세품을 선택해 사가기 때문에 풀리는 면세품만 풀리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면세점에서 직접 내수 통관을 거친 면세품을 판매하면 악성 재고를 털 수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이 하나 더 생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소비자로서는 유통이 한 단계 줄어드니 그만큼 가격 측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에서 직접 판매할 경우, 내수 통관을 거친 면세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게 될 우려가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재고 면세품은 주문 즉시 내수 통관 절차를 밟는데 면세점에서는 이미 내수 통관 절차를 거친 면세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재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관 절차를 밟은 면세품이 팔리지 않으면 그걸 다시 면세품으로 팔 수 없어서 또 다른 재고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통관 절차를 밟기 전 샘플을 보여주고 구매하도록 방식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고 면세품 면세점 판매는 면세점 매장 공간 중 고객 라운지, 휴게공간, 고객안내데스크 등 면세물품 판매와 직접 관계가 없는 공용면적에 대해서만 허용된다. 이번 조처는 우선 서울에서만 허용되고, 다른 본부세관은 서울세관의 시행 경과를 본 후 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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