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3곳 중 1곳은 하청노동자의 작업 안전 보호에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8일 공공기관과 민간 대형 사업장의 사내 하청 노동자 보호 실태에 대한 일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작년 3월 내놓은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 강화 대책’의 후속 조치로, 올해 5월 11일~6월 19일 사내 하청업체를 많이 사용하는 공공기관 108곳과 민간 대형 사업장 295곳의 원·하청을 대상으로 했다.
점검 결과 원·하청 사업장 1181곳 중 401곳(34.0%)에서 2405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위반이 적발됐다. 산안법에 규정된 안전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이 3곳 중 1곳꼴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공기업인 A사는 높은 곳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추락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난간을 설치 않았다. 제조업체인 B사는 산업용 로봇 기계에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센서 장치도 설치하지 않고 하청 노동자에게 일을 시켰다.
원청 사업주가 사업장 내 작업을 하는 모든 하청 업체가 참여하는 ‘원·하청 합동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해 월 1회 이상 안전 조치 등을 조율하는 협의체를 운영하지도 않은 사업장도 다수 적발됐다.
제조업과 건설업 원청이 이틀에 한 번 이상 시행해야 하는 현장 점검을 안 한 사례도 많았다. 청소, 미화, 폐기물 처리 등을 하는 하청 노동자의 위생 관리를 위한 목욕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고용부는 산안법을 위반한 401곳에 대해 시정 지시를 내렸고, 이중 173곳에 대해서는 총 3억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안전 조치도 없이 위험 기계를 가동한 7곳에는 사용 중지를 명령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원청 사업주의 안전보건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공공기관과 대형사업장에서 하청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경영 원칙이 정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