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안넘겨" 두산그룹, 연내 1조 마련 '10부능선' 눈앞

입력 2020-07-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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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모우CCㆍ두산솔루스ㆍ두산타워 매각 막바지…성사 시 1조원 이상 확보

▲두산타워 (연합뉴스)
▲두산타워 (연합뉴스)

두산그룹의 3조 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자산 중 시장에 매물로 나온 클럽모우CC,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두산 모트롤 등 4곳 중 3곳은 이미 매각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며, 나머지 한 곳도 본입찰을 앞두고 있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약속한 '연내 1조 원 조달'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두산솔루스 매각과 관련해 ‘진대제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7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와의 매각 협상은 이번이 두번째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스카이레이크와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매각가에 대한 격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한 차례 결렬된 바 있다. 당시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한 매각가는 6000억 원이었지만, 그룹측은 이 보다 좀 더 높은 가격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두산그룹은 공개매각으로 전환했지만, 예비입찰에 원매자들이 대거 불참하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현재 두산솔루스의 매각가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약 7000억 원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가치에는 미래 경쟁력도 다소 반영돼 있다.

경쟁력 중 하나는 헝가리 공장을 통한 유럽시장 선점 가능성이다. 두산솔루스는 유럽시장 겨냥을 위해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내 14만4000㎡ 부지에 전지박 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며 시생산을 진행 중이다.

현재 연간 1만 톤(t)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올 연말부터 연간 1만5000t 증설을 계획 중에 있으며, 향후 7만5000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지박 5만t은 연간 전기차 125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헝가리 전지박 공장은 이미 약 8000t 가량의 물량을 확보해 내년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호재로 여길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유럽에 전지박 양산공장을 구축하는 것은 현지 수요 급증은 물론 이동 시간 및 납기기한 단축, 품질 관리 등의 장점이 있다"라면서 "특히 동은 산화가 잘 돼 바다로 운송될 경우 녹이 금방 녹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의 2번째로 성사된 매물이 된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두산중공업이 클럽모우CC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클럽모우CC는 두산중공업이 2013년부터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서 운영 중인 대중제 27홀 골프장으로 컨소시엄이 제시한 입찰가는 1800억 원이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금액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두산타워는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매각가도 합의점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은 8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담보대출 2500억 원과 담보부사채 1500억 원을 상환하고 나면 남은 돈은 3000억~4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13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두산 모트롤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5~6개 국내외 사모펀드(PEF) 중 몇 군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 두달 내로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이처럼 매각에 속도를 내면서도 "헐값에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두산그룹의 자산들에 대해 시장에서 모두 관심을 보이며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3조 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연내 목표 1조 원 확충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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