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CPO) 등 페이스북 임원진은 화상회의를 열고 인권단체와 만났다. 화상회의에 참여한 인권단체는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단체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반명예훼손연맹(ADL), 컬러오브체인지, 프리프레스 등이다.
회의가 끝난 후 페이스북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콘텐츠 조정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며 “수백 개의 백인 과격주의 단체를 플랫폼에서 몰아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이 혐오 발언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고, 우리도 그러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권단체의 반응은 달랐다. 데릭 존슨 NAACP 회장은 “페이스북 경영진이 인종차별과 가짜뉴스, 혐오 발언을 바로잡기 위한 중요한 약속은 회피하고 하찮은 제안만 몇 가지 내놨다”고 지적했다. 또 “여전히 페이스북에서 혐오적인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조너선 그린블랫 ADL 회장은 “우리가 10가지 요구를 했지만 어떠한 약속이나 기한, 명확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인권단체 측은 혐오 발언을 담은 게시물이 지워졌을 때 해당 게시물 옆에 광고를 걸었던 회사에 광고비를 돌려주거나 평등권을 확립할 고위 임원을 채용하는 등 페이스북에 구체적인 정책 변경을 요구해왔다.
인권단체들이 페이스북 광고 불매운동인 ‘이익을 위한 혐오를 멈춰라(Stop Hate For Profit)’를 벌인 배경에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따른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도’라고 지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고 표현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트위터는 해당 게시물에 즉각 경고 표시를 했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내버려 뒀고 결국 페이스북이 인종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광고 중단을 선언한 기업은 유니레버, 스타벅스, 코카콜라, 파타고니아 등 900여 곳에 달한다. 저커버그는 불매운동이 번지자 정치인들이 올리는 게시물 중 자사 정책을 위반한 것에 라벨을 붙이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매운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WSJ는 이번 화상회의가 별 소득 없이 끝나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