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이 0.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가 우리(25.6명)보다 적은 일본(16.1명)보다 3배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항체 보유율이 낮다는 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이 적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방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국건영) 잔여혈청 1차분 1555건(4월 21일~6월 19일 수집검체)과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환자 1500건(5월 25~28일 수집검체)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선별검사와 최종 중화항체 확인검사 결과 국건영 검체는 최종 모두 음성이었고, 서울 서남권 검체는 1건(0.03%)이 양성이었다. 중화항체는 체내에 형성된 항체 중 병원체를 중화(무력화) 가능한 항체를 의미한다.
국외 항체 보유율은 스페인 전역 5.0%, 영국 런던 17.0%, 미국 뉴욕주 13.9%, 스웨덴 스톡홀름 7.3%, 일본 도쿄 0.1% 등이다. 항체는 바이러스 감염 후 치유 과정에서 생성된다. 진단검사로 감염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연치유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항체 보유율은 전체 감염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쓰인다.
이번 중간조사 결과와 관련한 전문가 회의에선 조사대상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경북이 포함되지 않아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단 국외 사례보다 항체 보유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배경으로 신속한 검사·확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꼽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지역사회에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추정된다”며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완료돼 지역사회에 충분한 방어 수준이 달성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지속해온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준수와 같은 생활백신, 생활방역의 수칙 준수로 유행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0명 증가한 1만3293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은 22명, 지역발생은 28명이다.
주요 감염경로를 보면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1명(누적 39명), 강남구 금융회사에서 1명(누적 8명)이 추가 확진됐다. 수도권 방문판매 모임과 관련해선 1명이 추가 확진됐으며, 감염경로가 불분명했던 3명은 군포 해피랑힐링센터와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에서 하루 새 확진자가 15명 급증했다. 광주 방문판매 모임과 관련해 10명(누적 105명)이 추가 확진됐으며, 동구 광주고시학원 관련 확진자는 6명(누적 12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