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3보] 박원순 빈소 조문…강경화ㆍ이낙연ㆍ이재명 '침묵'

입력 2020-07-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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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서울시민 위해서 할일이 많으신 분인데…"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여당 인사들이 조문을 위해 빈소를 찾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성한 의원, 설훈 의원, 박주민 의원, 기동민 의원을 비롯해 이른바 박원순계로 불리는 박홍근 의원, 김원이 의원, 허영 의원, 윤준병 의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홍근 의원은 유족 곁에서 상주 역할을 하며 작은 조카 등 유족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XX자식 같으니라고"라고 말한 뒤 질문이 들린 방향을 잠시 쳐다보고 자리를 떴다.

오전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등이 다녀갔다.

정오가 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빈소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지 않고 조화만 보내기로 했다.

조문은 오후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마스크를 쓴 조문객은 바닥에 붙은 테이프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하며 두 줄로 서서 방문객 명단을 작성했다. 방역을 위한 발열 체크와 손 소독도 빈소 방문 전 이뤄졌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연수원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박 시장이 하려다 못한 모든 국제적 과제를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이뤄나가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큰 슬픔에 유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서울시정이 차질없이 운영되도록 당에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다만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오후 4시 30분께 빈소를 찾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이 고소인이라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이 상황이 본인의 책임 때문이 아니라는 걸 꼭 생각해주셨음 생각한다"며 "2차 가해, 신상털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빈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울먹이는 얼굴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주변인들에게 부축받으며 나가는 일부 조문객들도 있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오후 6시경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도 빈소를 찾았지만 기자들이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 총리는 "서울시민들을 위해서 할일이 많으신 분인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후 6시 30분경 도착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묵묵부답이었다.

구체적인 장례절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장례식장 문에는 '출입통제'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었으며 취재진이나 일반 시민들의 조문은 금지됐다.

박 시장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3일이다. 서울시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 시청 청사 앞에 분향소를 마련해 11일 오전 11시부터 조문을 받는다.

박 시장은 9일 오후 5시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간 후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달리 112에 신고한 지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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