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조류인 흰목물떼새가 낙동강 상류 지역에서 발견됐다. 4대강에 건설된 보를 개방한 뒤 수위가 낮아지고 모래톱이 넓어지면서 서식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상류 지역 모래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목물떼새가 알을 낳고 번식한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환경부는 5월 초 산란기 어류가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경남 합천창녕보의 수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상류 지역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정밀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흰목물떼새의 서식이 확인됐다.
흰목물떼새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종으로, 국내에서도 드물게 발견된다. 강가 모래톱·자갈밭에만 둥지를 짓고 알을 낳는데 하천이 개발되고 모래톱이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환경부는 회천·낙동강 합류부로부터 상류 6㎞ 구간에서 4마리 이상의 흰목물떼새 성조(어른 새)가 서식하고 있으며, 2개의 둥지와 둥지별로 4개의 알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성조가 4∼5월 알을 품어 5월 말∼6월 초에 부화했으며, 새끼들은 최근 둥지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합천창녕보 개방에 따라 수위가 10.5m에서 9.3m로 낮아지면서 모래톱 면적이 축구장의 22배 정도인 0.161㎢ 늘어난 것을 조사했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이번에 발견된 흰목물떼새는 전 세계 1만여 마리에 불과해 국제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라며 "보 주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 등 생태계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고려한 보 개방·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