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첫 노조 설립 막기 위해 '설득ㆍ압박' 논란

입력 2008-10-29 10:09 수정 2008-10-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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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금속노조 가입 노동자 전원 징계처분...6명 전직 동의

삼성이 첫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에 대한 압박과 설득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울산공장 1000여명의 노동자들을 삼성전자와 합작법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로 전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전직 강요, 고용보장 문제 등에 불만을 품은 17명의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가입했다.

이에 삼성SDI는 노조에 가입한 직원 17명에 대해 최근 설득과 징계를 통해 그룹 경영방침인 '무노조' 관리에 나선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설득을 통해 금속노조에 가입한 직원 17명중 6명을 천안공장으로 전직시켰고, 28일에는 나머지 11명에 대해 징계결정을 내렸다.

삼성SDI 울산공장 노동자 17명이 지난 15일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가입한 이후 삼성SDI는 해당 노동자들을 무단결근 처리하고,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며 압박을 가하자 17명 중 6명은 노조를 탈퇴하고 천안공장으로의 전직을 받아들였다.

이후 삼성SDI는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도 전직에 대한 설득과 압박을 계속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지난 28일 5명에 대한 징계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감급 1명, 15일 정직 1명, 10일 정직 4명, 감봉 5명 등의 징계가 내려졌고, 전직을 계속 거부할 경우 추가적인 징계가 있을 수 있다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한 노동자는 "회사측에서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무단결근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1차 징계를 내린 것은 노조를 와해를 위한 첫번째 단계"라며 "앞으로 추가 징계도 예상되지만 강제 전직과 고용보장이 없는 전직에 대해 지속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가입된 11명의 노동자들은 앞으로 삼성SDI 정문에서 징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들이 금속노조 삼성SDI지회까지 만들어 삼성 최초의 노조가 설립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가입된 삼성SDI 노동자들은 삼성SDI 비정규직 해고자들과 함께 '삼성SDI지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삼성SDI지회가 설립될 경우 삼성 최초의 노조가 설립되는 것이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무노조를 고수하기 위한 삼성의 노사관리 능력은 예전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매우 체계화돼 있어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고수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삼성 노동자들의 산별노조 가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기 때문에 삼성의 무노조 원칙을 깨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전직을 거부한 11명에 대한 징계는 인사명령과 사규 위반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노조 설립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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