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선거에서 무소속 시오타 고이치 후보가 22만2676표를 얻어 19만5941표를 받은 미타조노 사토시 현 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시오타 당선인은 이날 아침 선거사무소에서 “지사를 맡게 된 것에 무게를 느낀다”며 “현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정을 추진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시오타 당선인은 규슈 경제산업국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산업진흥과 경제재건, 현정 쇄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타조노 현 지사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의 추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했지만, 공약이었던 원전 재가동 중지 정책을 지키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지지를 잃었다.
무소속 후보가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추천한 현직 지사를 꺾은 것이 향후 아베 정권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가고시마현은 자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으로 ‘보수 왕국’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6년 7월 치러진 19대 지사 선거에서도 당시 야당계 후보였던 미타조노 현 지사의 손을 들어주는 등 연이어 집권당에 패배를 안겨줬다. 교도통신은 “지방에서 아베 총리 (지지) 이탈이 진행되는 모습”이라며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아베 정권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중의원 해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은 총리가 하원인 중의원을 임기 만료 전에 해산시키고 유리한 시기에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부실 대응과 비리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진 아베 총리가 내년 10월까지 임기가 남은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