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한국 수출이 하반기 첫 성적도 마이너스로 출발했다. 다만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이 증가하며 감소 폭을 크게 줄인 점은 위안거리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충격이 다소 누그러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달 수출 반등에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7월 1~10일 수출 -1.7%…반도체 7.7%·자동차 7.3%↑ =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과 같아 일평균 수출액도 1.7% 감소했다.
품목별로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0.03%를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7.7% 늘었다. 중국 시장이 살아나면서 화웨이 등 통신장비업체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 역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5월 -54.2%, 6월 -33.2%를 기록했던 자동차 수출은 이달 10일까지 7.3% 증가했다. 또한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선박 수출이 307% 늘어난 영향도 수출 감소 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가별로는 주요 수출국인 중국(9.4%), 미국(7.3%)과 베트남(4.1%) 등은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중동(-32.0%), 일본(-20.8%), 홍콩(-6.9%) 등은 감소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입금액은 141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14억2000만 달러) 줄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8억35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5월과 6월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며 각각 4억5000만 달러와 36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세 가팔라져…수출 반등 예단 어려워 = 한국 수출은 2월 3.5% 증가에서 3월 1.6% 감소로 돌아선 뒤 4월 -25.5%, 5월 -23.6%, 6월 -10.9%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달의 경우 수출 감소율이 3개월 만에 -20%대에서 -10%대로 축소됐으며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6억7000만 달러를 기록, 4월(16억5000만 달러), 5월(16억2000만 달러)보다 개선됐다.
이어 하반기 첫 수출 성적이 1%대 감소에 그치면서 한국 수출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지만 정부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어 이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이달 혹은 3분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 발표한 일일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3만3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일일 확진자 수가 기록됐던 이달 10일 22만8000여 명을 훌쩍 넘어선 최다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