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한국의 국무회의 격인 각의를 열고 구마모토현과 나가노현, 기후현, 후쿠오카현, 오이타현, 가고시마현 등 6개 현 61개 기초자치단체를 특정비상재해 대상 지역으로 정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22억1201만 엔(약 248억8887만 원)을 우선 지출해 물과 음식, 골판지 침대 등을 피해 지역에 전달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전날 피해가 가장 컸던 구마모토현을 찾았다. 그는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를 만나 “정부가 구마모토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피해 복구를 위해 정부는 4000억 엔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 총리 관저로 돌아온 아베 총리는 호우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응급 재해 대책은 물론 이재민의 생활 지원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예비비 지출을 각의에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총리의 지시를 고려해 (4000억 엔 지원을) 검토하겠다”며 이달 안에 예산 책정을 서두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정비상재해 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주민은 서류 제출 등 법령상 의무를 기한 내에 하지 않아도 행정상 특례 조치를 받는다. 운전면허증의 갱신 시기가 지나도 유효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되고, 채무가 있어도 일정 기간 파산 절차가 개시되지 않는다.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총 72명이다. 그 중 구마강이 범람하는 등 호우피해가 집중됐던 구마모토현에서만 6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은 14일 기준으로 전국 22개 현에서 주택 1만4836채가 침수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특정비상재해를 지정한 것은 ▲1995년 한신 대지진 ▲ 2004년 니가타현 주에쓰현 지진 ▲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구마모토 지진 ▲2018년 서일본 폭우 ▲2019년 동일본 태풍 이후 7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