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乙들의 전쟁] 비정규직 19.7만명 정규직 전환…목표 95.8% 달성

입력 2020-07-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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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7-14 18:37)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가기관 직고용 13만1988명 등 올해 ‘비정규직 제로화’ 실현 가능성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은 정규직 전환 기준인 상시 및 지속(현 9개월 이상 근무 및 향후 2년 이상 근무 예상) 업무에 종사하는 기록관리직, 사무지원 등 기간제 근로자 452명과 청소, 경비 등 파견·용역 근로자 1464명을 직접고용(이하 직고용)으로 정규직 전환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에게 기존 정규직 직원과 동일하게 업무 능력에 따라 연봉이 책정되는 직무급제를 적용하고, 명절상여금·급식보조비·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도 부여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상시 및 지속적 업무에 속하는 특수 경비·시설 관리에서 일하는 파견.용역 근로자 406명을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전환 노동자에게 교통비, 식비, 명절상여금, 복지포인트를 연 416만 원 지급하는 등 처우도 개선했다.

올해 6월까지 이들을 포함한 정부 부처, 공공기관, 지자체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기간제 및 파견·용역 노동자) 19만70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 결정(완료 포함)됐다. 이는 정부가 정한 정규직 전환 목표치(20만5000명)의 95.8%에 달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4일 “2017년 7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19만732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자로 결정됐다. 다만 이는 잠정치로 이달 말 확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까지 정부가 정한 정규직 전환 목표치인 20만5000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 853개 공공부문 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31만6000명 중 20만5000명을 2020년까지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3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중앙부처,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지자체, 교육기관, 2단계는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지방공기업 자회사, 3단계는 민간위탁 사업체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내놓은 19만7325명의 전환 실적은 1단계에 해당된다.

정규직 전환 방식은 직고용, 자회사 전환,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 제3섹터로의 고용으로 이뤄진다. 6월 말 누적 기준 전환 방식별 실적치는 없는 상태다. 대신 고용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19년 말 누적 기준 실적 자료를 보면 정규직 전환 결정 인원 19만3252명(기간제 7만3430명 및 파견·용역 11만9822명) 중 13만1988명(75.9%)이 공기업 등 국가기관에 직고용됐다. 공공기관이 설립한 자회사에 고용된 인원은 4만978명(23.6%)이며 나머지 1000명(0.5%)은 제3섹터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됐다.

이러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전환자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고용부는 평가했다. 작년 5월 한국노동연구원이 정규직 전환자 1815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전과 후를 비교해 연간 평균 임금이 391만 원(16.3%) 증가했다. 명절휴가비(연 80만 원), 식비(월 13만 원), 복지포인트(연 40만 원) 등을 기존 정규직 직원과 차별 없이 지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이 중점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실현을 위해 정부가 관련 대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다 보니 채용 공정성 논란, 임금 등 처우를 둘러싼 노사·노노 갈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논란이 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보안검색 근로자(비정규직)에 대한 직고용 추진을 꼽을 수 있다. 논란의 핵심은 아르바이트로 일해온 보안검색 직원이 노력 없이 공기업 정규직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취업준비생과 기존 직원들은 궁극적으로 보안검색 근로자 등 비정규직 9785명을 정당한 채용 과정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정부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자회사 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서도 파열음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자회사로의 정규직 전환 시 고용 보장이 불투명하고, 임금, 복지 등 처우 측면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과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회사에 직고용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장(박사)은 “인국공 사태처럼 하루아침에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현재 구직난을 겪고 있는 취준생들로서는 심각한 박탈감과 공정성에 대한 회의감이 클 수밖에 없다”며 “취준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대책은 아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자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처우 차별 시비 문제에 대해서는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앞으로 자회사가 소속 직원들의 근로조건 등 직장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전문성 업무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위해 모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모회사와 자회사 근로자 간 갈등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중립적인 조정위원회 설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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