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진으로 30·40대 남자에 집중됐던 고용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계층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은 65.9%로 전년 동월보다 1.3%포인트(P)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1.6%P)와 50대(-1.7%P)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40대는 고용률 하락이 2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40·50대는 그간 고용률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지난달 기준으로도 각각 76.9%, 74.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런 상황에 고용난이 50대까지 확산한 건 뼈아프다.
반면 실업률은 큰 폭으로 올랐다. 40대에서 2.8%로 0.4%P, 50대는 3.3%로 0.9%P 급등했다. 실업자 증가율은 각각 16.2%, 35.6%에 달한다. 성별로는 여자 실업률이 4.4%로 0.7%P 올랐다. 연초까지 고용 호조를 보였던 청년층(15~29세)도 고용률은 42.0%로 1.2%P 내리고, 실업률은 10.7%로 0.5%P 올랐다. 청년 실업률은 6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고용난이 청년층과 50대, 여성으로 확대된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확산이다.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청년층과 50대 여성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6월 고용동향은 취업자가 감소하고 실업자가 증가하며 비경제인구도 증가하는 등 5월 고용동향의 모습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모임이라든가 외출 자제 등의 지속과 관광객 유입 급감 등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단하긴 쉽지 않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는 현 상황을 ‘개선세’로 판단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개인 사회서비스관계망(SNS) 게시글을 통해 “고용 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한 취업자 감소 폭이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 여건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3월 160만 명을 상회하던 일시휴직자도 73만 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부연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계절조정된 수치의 전월 대비 증감을 이용하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의 추이를 좀 더 용이하게 비교할 수 있다”면서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5월과 6월에 각각 15만3000명, 7만9000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직활동이 이뤄지기 시작하며 경제활동인구가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취업자 감소 폭만 축소됐을 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 하락 폭은 1.3%P로 전월과 같았다. 경제활동인구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은 전월 25만9000명에서 26만2000명으로 확대됐다. 총 규모는 전월보다 소폭 축소됐으나, 일반적으로 고용량은 계절에 따른 변동이 커 전월 대비로 증감을 판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