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수요 살아나고 있지만...파이 쪼그라드는 GM의 고민

입력 2020-07-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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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판매 부진 이어져…점유율 23%→15% 밑으로 추락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 추이. 위에서부터 폭스바겐/도요타와 혼다, 닛산 합산/GM.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 추이. 위에서부터 폭스바겐/도요타와 혼다, 닛산 합산/GM.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세계 자동차 시장 강자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고전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이 갈수록 빠지고 있다. 안 그래도 하향세를 그리던 판매 성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 고꾸라졌다. 중국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고 자동차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GM의 앞날을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14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대신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서 중국이 빠른 반등을 보이는 반면 미국과 유럽 상황은 여전히 어려워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타격을 입은 자동차 업체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의 절반이 중국에서 나오는 GM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GM은 폭스바겐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 두 번째로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 기세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분기 GM의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신차 판매가 3.4%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2.5% 급감했는데, 같은 기간 GM 판매는 25% 감소한 118만 대로 역시 전체 시장보다 더 큰 감소폭을 보였다.

그러나 GM의 판매 부진은 비단 최근의 문제만은 아니다. 2017년 약 400만 대였던 GM의 중국 판매 자동차 수는 지난해 300만 대를 가까스로 넘겼다. 2년 만에 25%가 급감한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큰 폭으로 줄었다. 2012년 23%이던 점유율이 지난해 15% 아래로 떨어졌다. GM 점유율은 폭스바겐과 일본의 혼다, 닛산, 도요타 그리고 중국 토종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중국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지 소비자 인식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컨설팅 회사 조조고(ZoZo GO)의 마이클 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독일은 제품이 우수하고 일본은 경제적이며 신뢰할 만하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미국은 오로지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장자커우에서 근무하는 한 자동차 딜러도 “다른 업체들은 신차 모델을 빠르게 출시하고 현지인의 취향 공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국 자동차 경쟁력이 점점 형편없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다른 업체들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포드의 중국 판매는 56만8000대로, 2016년 고점 대비 55%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PSA)그룹도 지난해 11만3000대 판매에 그쳐 2015년 최고치보다 84%나 감소했다.

그러나 GM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유럽과 인도를 비롯한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철수한 GM에 중국시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GM은 새 전기차와 함께 추가 엔진 옵션을 내놓고 고급 브랜드 재배치 전략도 수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등을 돌리고 있는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한 GM의 사투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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