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갈수록 내리막, 기업정책 혁신이 살 길

입력 2020-07-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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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16일 결정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전망한 -0.2%보다도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계속 악화하는데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시장 불안이 부담이기도 하고, 0.5% 금리는 이미 통화정책 효과 측면에서 더 내릴 수 없는 실효하한에 접근해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 점을 언급했다. 우리 금리는 지난 3월 1.25%에서 0.75%로, 5월 0.75%에서 0.5%로 빠르게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0.25%임을 감안하면, 기축통화 국가가 아닌 한국이 금리를 더 낮출 경우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출이 우려된다.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내리막이다. 한은의 5월 전망치 -0.2%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2분기에 정점에 이른 이후 하반기에 안정된다는 낙관론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세계 각국의 코로나 창궐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언제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장기화할수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다. 한은은 수출 감소와 설비투자 부진, 건설투자 조정과 함께 고용이 엉망이고, 이런 사정의 단기간 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추락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최악의 부진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전망한 올해 한국 성장률은 -2.1%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1.0%, 노무라는 -6.7%까지 예측했다. 마이너스 성장에 이은 장기 침체의 고착화 가능성 또한 어느 때보다 높다. 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편성한 추가경정예산 59조 원을 쏟아부어 경기 부양에 안간힘이다. 추경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성장률 효과는 많이 잡아 1.5%포인트(P)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국 경제의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세계 경제 또한 비관적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위기가 가중하는데도 확장 재정으로 경기와 고용을 떠받치는 재정주도 여력과, 금리를 조절하는 통화정책 수단의 여지가 더 이상 없는 한계에 부딪쳐 있다.

기업정책의 혁신 말고 돌파구가 달리 없다. 기업 역량을 극대화해 투자와 고용을 살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의 과감한 혁파, 퇴행적 노동시장 개혁의 시급성은 그동안 수도 없이 강조돼 왔다. 이런 위기상황 극복과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절박한 과제다. 그럼에도 자꾸 기업을 벼랑으로 내모는 정책만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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