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과 트렌드] 빨대부터 수세미까지…생활 곳곳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입력 2020-07-28 15:55 수정 2020-07-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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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Cloud funding).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가장 최신의 소비·문화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펀딩 목표금액 1300%(약 1300만 원)를 달성한 공드린은 빨대는 실리콘 소재에 면으로 만든 파우치를 제공했다.  (사진제공=공드린)
▲펀딩 목표금액 1300%(약 1300만 원)를 달성한 공드린은 빨대는 실리콘 소재에 면으로 만든 파우치를 제공했다. (사진제공=공드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친환경을 검색하면 무려 924개의 프로젝트가 검색된다. 프로젝트 종류도 다양하다. 텀블러는 물론 친환경 소재로 만든 신발ㆍ옷ㆍ가방부터 조리도구, 칫솔, 샴푸바까지. 거의 모든 생활 제품 분야에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친환경을 내세운 상품 중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빨대'다. 실리콘 소재로 만든 공드린 빨대는 와디즈에서 펀딩 목표금액 1300%(약 1300만 원)를 달성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대신 실리콘 소재로 휴대하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실리콘 빨대를 만든 공드린의 류주현 대표는 '노 임팩트 맨'(No impact man)이라는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제품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노 임팩트 맨'은 뉴욕에 사는 저자가 환경에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1년 동안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삶을 사는 '노 임팩트 프로젝트'를 기록한 책이다.

▲와디즈에서 목표금액 643%(약 643만 원)를 달성한 '제로빨대'는 스테인리스 소재에 파우치는 린넨 소재로 만들었다. (사진제공=비보트)
▲와디즈에서 목표금액 643%(약 643만 원)를 달성한 '제로빨대'는 스테인리스 소재에 파우치는 린넨 소재로 만들었다. (사진제공=비보트)

스테인리스 소재 빨대 역시 지난해 와디즈 플랫폼에서 눈길을 끌었다. 스테인리스 소재에 친환경 린넨 소재 파우치로 구성된 '제로 빨대'는 첫 펀딩에서 목표금액 826%(약 826만 원)를 달성하고, 두 번째 앵콜 펀딩에서 목표금액의 643%(약 643만 원)을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바다를 짜요'는 해초에 숨어있는 작은 물고기들의 모습이 실을 감싸고 엮는 태피스트리와 비슷하다는 영감에서 탄생됐다.  (사진제공=플레이31)
▲'바다를 짜요'는 해초에 숨어있는 작은 물고기들의 모습이 실을 감싸고 엮는 태피스트리와 비슷하다는 영감에서 탄생됐다. (사진제공=플레이31)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새 활용 제품들도 크라우드 펀딩에서 사랑받고 있다. 네이버 해피빈에서 모금 중인 '바다를 짜요'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재가공해 만든 휴대용 태피스트리 직기다. 펀딩 마감일이 22일이나 남았지만 28일 오후 3시 현재 벌써 목표 금액의 563%(563만4000원)를 달성했다. '바다를 짜요'는 이미 지난해 11월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해 목표금액의 143%(약 430만 원)를 달성한 바 있다.

또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수세미가 눈에 띈다.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마모돼 미세 플라스틱 가루를 떨어뜨릴 수 있는 화학섬유나 아크릴 소재 대신 미세 입자를 사용한 천연 수세미다. 천연수세미는 텀블벅에서 목표금액 698%(약 349만 원)를 달성하고 22일 모금을 마감했다.

▲킨디고는 직접 강원도의 유기농 농가와 함께 수세미 농사를 지어 천연 수세미를 만들었다. (사진제공=킨디고)
▲킨디고는 직접 강원도의 유기농 농가와 함께 수세미 농사를 지어 천연 수세미를 만들었다. (사진제공=킨디고)

대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친환경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뷰티 업계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영국계 코스메틱 기업 '러쉬'(LUSH)다. 러쉬는 일찍이 플라스틱 포장 없는 샴푸바, 비누 등을 선보이며 친환경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 뷰티 업계 역시 앞다퉈 친환경 용기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해피바스 더 착한 자몽' 제품은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로 만들어졌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해피바스 더 착한 자몽' 제품은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로 만들어졌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최근 화장품 용기에 메탈 제로 펌프를 도입했다. 메탈 제로 펌프란 금속 스프링을 사용하지 않은 펌프로, 사용한 뒤 별도의 분리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 배출이 가능하다. 또 용기를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재활용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만으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는 친환경과 천연을 내세웠지만, 모금액을 다 채우지 못해 펀딩이 무산된 프로젝트도 많다. 환경을 앞세운 제품들이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는 요즘,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친환경에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스테인리스 소재 '제로 빨대'를 판매한 '비보트'의 김채영 대표는 "가치 소비 플랫폼으로서 친환경 이상의 편리함과 쓸모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환경의 가치 소비를 가진 제품은 물론 실제 생활에 쓸모 있는 제품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바다를 짜요'를 만든 플레이31 측은 존재의 가치가 확실한 디자인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플레이31측은 "환경 이슈를 홍보하기 위해 새 에코백을 만드는 건 모순되는 일이다. 고객들이 평생 취미 도구로 활용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작은 소품도 만들어 쓰고,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도 줄 수 있는 모습을 그리면서 개발했다"라고 자신들의 제품 철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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